“와! 저걸 잡아내다니”… 첫 경기부터 성능 뽐낸 오프사이드 판독 신기술

입력 2022-11-22 04:04
21일(한국시간) 2022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A조 카타르와 에콰도르 경기에서 에콰도르가 전반 3분 득점했지만 ‘반자동 오프사이드 판독 기술(SAOT)’ 판정 결과 마이클 에스트라다(사진 왼쪽, 등번호 11번)의 오프사이드가 지적돼 득점이 취소됐다. 로이터연합뉴스

국제축구연맹(FIFA)이 야심 차게 도입한 오프사이드 판독 신기술이 월드컵 개막 3분 만에 성능을 뽐냈다.

21일(한국시간) 카타르 알코르의 알바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에콰도르와 카타르의 2022 카타르월드컵 개막전에선 시작 3분 만에 에콰도르 공격수 에네르 발렌시아의 헤딩 슛이 골망을 갈랐다. 하지만 승부는 잠시 후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득점 과정에서 오프사이드가 발생했다는 비디오 판독(VAR) 결과 때문이었다.

판정 직후 일각에서는 득점 취소가 ‘개최국 밀어주기’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육안상 에콰도르의 득점에 아무 문제가 없어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잠시 후 전광판에 ‘반자동 오프사이드 판독 기술(SAOT·Semi-Automated Offside Technology)’을 활용한 판정 화면이 등장하면서 의혹은 잦아들었다. 에콰도르가 헤딩으로 공을 연결하던 순간 공격수 마이클 에스트라다의 오른발이 카타르 수비수보다 명백하게 전방에 놓여 있었던 것이다.

이날은 심판보다 카메라가 먼저 오프사이드를 판단하는 신기술이 월드컵 무대에 첫선을 보인 날이었다. 지난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비디오판독시스템(VAR)을 도입해 호평을 받았던 FIFA는 이번 대회에서 더 신속하고 정확한 오프사이드 판정을 위해 반자동화 시스템인 SAOT를 도입했다.

신기술의 핵심은 경기장에 설치된 12개의 추적 카메라다. 카메라는 선수의 신체 부위를 29개 지점으로 나눠서 인식하고 초당 50회의 속도로 전송한다. 공인구 알리흘라에 장착된 관성측정센서(IMU)도 공의 움직임을 추적해 초당 500회씩 전송한다. 시스템은 이로부터 오프사이드가 확인되면 곧바로 심판들에게 내용을 전달한다. 이를 통해 평균 70초가량 걸리던 오프사이드 판정 소요 시간을 25초 정도로 단축할 수 있다는 것이 FIFA 측의 설명이다.

월드컵 무대에 적용되는 것은 처음이지만 유럽 축구 팬들에게는 이미 낯이 익은 기술이기도 하다. 유럽축구연맹(UEFA)은 지난 8월 슈퍼컵에서 SAOT를 처음으로 도입해 올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 적용하고 있다.

이의재 기자 sentin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