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오넬 메시의 ‘라스트 댄스’가 시작된다. 월드컵 우승을 빼고 모두 이룬 ‘축구의 신’ 메시는 축구 인생의 마지막 퍼즐을 완성할 수 있을까.
메시가 이끄는 아르헨티나는 22일 오후 7시(한국시간)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2022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C조 1차전을 치른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3위와 51위,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다. 아르헨티나의 손쉬운 승리가 예상된다.
승패보다 메시의 활약에 이목이 쏠린다. 축구 역사상 최고의 선수로 손꼽히는 메시의 유일한 약점은 국가대표 성적이었다.
발롱도르(7회), FIFA 올해의 선수(6회), 유러피언 골든슈(6회) 최다 수상, FC 바르셀로나의 최다 득점·도움·출장·우승·승리 등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웠던 메시는 A매치에선 우승과 거리가 멀었다. 2014 브라질월드컵 결승에 올랐으나 독일에 아쉽게 패하며 준우승을 했다. 2016 코파아메리카(남미축구선수권)에서는 자신의 결승전 승부차기 실축으로 우승을 놓치자 은퇴를 선언했지만 아르헨티나 국민은 물론 대통령까지 나서 은퇴 번복을 요구한 끝에 복귀했다.
국가대표로 복귀한 메시는 지난해 코파아메리카에서 아르헨티나를 우승시키며 마침내 ‘무관의 제왕’이라는 오명을 떨쳐냈다. 이제는 최종 목표 월드컵 우승을 겨냥하고 있다. 1987년생인 메시에게 이번 대회는 사실상 마지막 월드컵이다. 아르헨티나인들은 메시가 조국에 세 번째 월드컵 트로피를 가져다줄 것이라 믿고 있다.
기세도 무섭다. 리오넬 스칼로니 감독이 이끄는 아르헨티나는 A매치 36전 무패행진을 기록하며 이번 대회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다.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 승리하면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의 이탈리아가 기록한 A매치 최다 무패행진 기록과 타이다.
메시 외에도 공격진에 앙헬 디마리아(유벤투스), 파울로 디발라(AS로마), 수비진에 크리스티안 로메로(토트넘 홋스퍼), 리산드로 마르티네스(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빅네임이 즐비하다. 이번 대표팀 대다수가 지난해 코파아메리카 우승멤버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절대적 열세를 어떻게 극복할지 고민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개최국 카타르와 함께 유럽 빅리그 선수가 없는 유일한 팀이다. 이달 친선전에서는 아이슬란드에 1대 0 승리, 파나마와 0대 0 무승부, 크로아티아에 0대 1 패배를 했다.
특히 월드컵에서 항상 대패의 악몽이 있다. 1998년 프랑스전(0대 4), 2002년 독일전(0대 8), 2006년 우크라이나전(0대 4), 2018년 러시아전(0대 5) 등이다. 다만 지난 월드컵에서 모하메드 살라가 이끈 이집트를 2대 1로 꺾으며 24년 만의 월드컵 승리를 거둔 좋은 기억이 있다. 아시아 최종예선 B조에서 일본을 제치고 조 1위로 카타르에 입성했다.
위안거리는 국경을 맞댄 중동국가에서 열리는 월드컵이라는 점이다. 하지만 아르헨티나는 월드컵 직전 중동의 아랍에미리트(UAE)를 5대 0으로 완파하는 괴력을 과시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