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인허가 마쳐… 사업 정상궤도로

입력 2022-11-22 04:06
21일 국회에서 열린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용수 인프라 상생협력 협약식'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공업용수 공급 관련 ‘인허가 리스크’에 가로막혀 있던 SK하이닉스의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사업이 경기도 여주시와의 갈등 해소로 정상궤도에 올랐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안에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용수시설을 착공할 방침이다. 2027년 생산공장 준공이라는 목표에 차질은 없을 전망이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SK하이닉스에서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약 415만㎡ 부지에 120조원가량을 투입해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생산기지를 조성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경제적 부가가치는 188조원으로 추산한다. 일자리 창출 효과만 1만7000여명에 달해 경기도의 ‘숙원사업’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SK하이닉스는 2027년 준공을 목표로 지난 4월 부지 조정공사를 시작했다. 올해 상반기에 전력 인프라 구축을 위한 인허가 협의도 마무리했다.

그러나 지난해에 불거진 여주시와의 ‘공업용수 갈등’ 때문에 최근 들어 사업 추진이 사실상 멈춰섰다. 여주시는 반도체 공정에 필수적인 공업용수를 취수할 수 있는 남한강 관로설치 인허가권을 가지고 있는데, 인허가에 반대했다. SK하이닉스는 남한강에서 1차분으로 하루 26만5000t의 물을 끌어갈 계획이다. 이에 대해 여주시는 남한강 물을 끌어다 쓰는 만큼 주변 지방자치단체에 상생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SK하이닉스가 남한강 물을 끌어갈 때 취수에 따른 갈수기 농업용수 부족이 발생하고, 지역발전을 저해해 지역 인구소멸을 가속할 것이라는 이유다.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해 정부와 여당이 반도체 지원을 핵심 국정과제로 지목하면서 양측의 갈등 조정에 속도가 붙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8월 태스크포스 팀을 구성했고, 여당도 9월부터 당정회의를 열어 조율에 나섰다. 당정의 중재가 이뤄진 지 석 달 만에 SK하이닉스와 여주시는 합의에 이르게 됐다.

여주시가 지난 17일 공업용수 관련 인허가를 마무리하면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관련 행정절차는 모두 끝났다. 여주시는 관로 설치를 인허가하는 대신 경기도에서 여주시 안에 산업단지를 조성해 SK하이닉스가 자사 협력업체 입주를 지원하도록 했다. ‘여주 쌀 소비촉진’ 같은 지역 사회공헌 프로그램도 가동한다.

SK하이닉스는 당초 예정대로 2027년 팹 공정을 준공할 방침이다. 산업부는 21일 서울 국회 본관에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성공적 조성을 위한 상생협력 업무협약 협약식’을 가졌다. 이창양 장관은 “이번 협약식 개최로 국내 최대 반도체 산단인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가 정상궤도에 진입했다”고 말했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