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강경파 의원들, 촛불집회서 “尹정권 퇴진” 논란

입력 2022-11-21 00:04
서울시청 인근에서 19일 열린 ‘김건희 특검·윤석열 퇴진 촛불대행진’ 집회에 참석한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동료 의원들과 함께 무대에 올라 연설하고 있다. 왼쪽부터 민주당 출신 무소속 민형배, 민주당 소속 양이원영 강민정 안민석 유정주 황운하 김용민 의원.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의 일부 강경파 의원이 19일 서울 도심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참석해 “윤석열 정권 퇴진”을 공개적으로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레드라인을 넘었다”고 반발하며 집회 참석 의원들을 ‘참사 7적’ ‘선동꾼’이라고 맹비난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개별 의원들의 주장일 뿐 당의 입장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안민석 강민정 김용민 유정주 양이원영 황운하 등 민주당 의원 6명과 민주당 출신 무소속 민형배 의원은 19일 진보 시민단체 주최로 서울시청 인근에서 열린 ‘김건희 특검·윤석열 퇴진 촛불대행진’ 집회에 참석했다. 그간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석했던 이들은 이날 처음으로 단상에 올라 연설했다.

안 의원이 먼저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 국정농단 이후 6년 만에 (촛불집회) 무대에 올라섰다”며 “여기 계신 의원들은 민주당 지도부가 나오기 전에 자발적으로 촛불집회에 나온 용기 있는 초선의원들”이라고 소개했다. 안 의원은 “윤석열 정권은 MB(이명박) 정권보다 사악하고 박근혜 정권보다 무능하다”며 이태원 참사 관련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와 한덕수 국무총리·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파면을 요구했다.

유 의원은 야권 인사들에 대한 검찰 수사를 비판하며 “윤석열정부는 ‘인간 사냥’을 멈춰라. 멈추지도 반성하지도 않겠다면 그 자리에서 내려와라. 퇴진하라”고 외쳤다.

이에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0일 페이스북에서 “취임 6개월 된 대통령에게 탄핵, 퇴진이 말이 되는 소리인가. 이건 대선 불복”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윤 대통령이 도대체 무슨 잘못을 한 게 있단 말인가”라며 “민주당은 대장동 비리 중심에 서 있는 이재명 대표를 구출하기 위해 아스팔트 위에서 ‘윤석열 정권 퇴진’을 외치며 결의를 다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이 대표 방탄을 위해 국가적 참사마저도 정치적 악용을 서슴지 않는 야당 의원 7명이야말로 그들이 말한 ‘이태원 참사 7적’”이라며 “집회에 나온 의원들은 쓰레기통에 담기도 어려운 더러운 말들을 쏟아냈다”고 비난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도 기자들과 만나 “집회의 자유는 보장받아야 하지만 헌정 질서를 흔드는 주장은 누구에게도 도움되지 않는다”며 “헌법기관인 국회의원들이 헌정 질서를 흔드는 주장에 동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취재진과 만나 “개별 의원들의 정치적 의사이자 소신 행동”이라면서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조직적으로 뒤에서 선동하는 것처럼 몰아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추진 서명운동 외의 장외투쟁은 당 차원에서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다만 지도부의 다른 의원은 “검찰 수사가 거세지는 만큼 촛불집회에 개별적으로 참석하는 의원들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안규영 박민지 기자 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