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발롱도르의 주인공 카림 벤제마(프랑스)도 ‘저주’를 피하지 못했다. 세계 최고의 스트라이커 벤제마는 2022 카타르월드컵을 코앞에 두고 허벅지 부상으로 낙마했다. 자신의 두 번째 월드컵 출전도 무산됐다.
프랑스축구협회는 19일(현지시간) 밤늦게 성명을 내고 “스트라이커 벤제마는 월드컵을 포기한다”며 “훈련 중 왼쪽 허벅지 대퇴사두근에 통증을 느낀 벤제마는 도하 현지 병원의 MRI 검사 결과 3주간 회복 기간이 필요하다는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디디에 데샹 프랑스 대표팀 감독은 “이번 월드컵을 목표로 한 벤제마의 소식에 슬픔을 표한다”며 “대표팀은 다가오는 거대한 도전에 맞서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벤제마의 월드컵 낙마로 ‘발롱도르의 저주’도 이어지게 됐다. 발롱도르는 매년 세계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에게 수여되는 상으로 1956년부터 시작됐는데, 월드컵 직전 발롱도르 수상자가 속한 국가는 월드컵에서 우승하지 못한다는 징크스가 있다.
저주의 첫 희생자는 레알 마드리드의 전설 알프레드 디 스테파노다. 1957년 수상자인 디 스테파노는 이듬해 스웨덴월드컵 출전을 위해 스페인으로 귀화했지만 월드컵 진출에 실패했다. 요한 크루이프(네덜란드), 로베르토 바조(이탈리아) 호나우두(브라질) 등은 각각 1974 독일(서독), 1994 미국, 1998 프랑스월드컵 결승까지 진출했지만 우승 트로피를 드는 데는 실패했다. 2008~2017년 10년간 발롱도르를 양분했던 ‘신계’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도 각각 2010 남아공과 2014·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고배를 마셨다.
프랑스의 시름은 더 깊어졌다. 팀의 중추인 폴 포그바, 은골로 캉테가 부상으로 대표팀 명단에 이름조차 못 올렸고, 독일 분데스리가 ‘올해의 선수상’인 크리스토퍼 은쿤쿠가 최근 훈련 중 부상으로 낙마한 가운데 핵심 스트라이커 벤제마까지 이탈한 것이다. 벤제마는 2연속 월드컵 낙마라는 불운을 겪게 됐다.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처음 월드컵에 진출했던 벤제마는 동료를 성관계 영상으로 협박한 혐의로 재판에 회부되면서 2018년 대회에는 대표팀에 들지 못했다. 이 때문에 조국의 20년 만의 우승을 지켜보기만 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