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종가’ 케인 vs ‘亞 맹주’ 아즈문… 누가 첫 승 제물 될까

입력 2022-11-21 04:04

‘축구 종가’ 잉글랜드와 아시아의 ‘맹주’ 이란이 2022 카타르월드컵 B조 첫 경기에서 맞붙는다. 우승을 노리는 잉글랜드와 16강을 넘보는 이란은 상대를 첫 승 제물로 삼아 꿈을 이루겠다는 계획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위인 잉글랜드와 20위인 이란은 21일 오후 10시(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조별리그 B조 1차전을 갖는다.

잉글랜드는 56년 만에 우승을 노리며 축구 종가의 명예를 회복한다는 계획이다. 잉글랜드는 개최국으로 출전한 1966년 대회에서 한 차례 우승한 뒤 56년간 트로피를 차지하지 못했다. 잉글랜드축구협회는 이번 월드컵에서 자국 대표팀의 우승 보너스로 1인당 50만 파운드(약 8억원)를 내걸 정도로 우승을 향한 강한 의욕을 드러냈다.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잉글랜드는 이번 대회 유럽 예선을 10경기 무패(8승 2무) I조 1위로 통과했다. 지난해 열린 유로 2020에서도 이탈리아와 접전 끝에 아쉽게 패해 준우승을 차지했다.

팀을 이끌 선수는 역시 해리 케인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에서 손흥민과 함께 뛰고 있는 케인은 4년 전 러시아월드컵에서 6골을 터트리며 골든부트(득점상)를 차지했다. EPL에서 손흥민과 환상의 호흡을 보여주고 있는 케인이 이번 월드컵에서도 활약하며 팀을 우승으로 이끌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케인 외에도 미드필더 필 포든(맨체스터 시티), 공격수 라힘 스털링(첼시) 등 최종 엔트리 26명 중 25명이 EPL에서 활약하고 있다.

이란은 최근 3회 연속을 포함해 통산 6번째로 월드컵 본선에 출전한 아시아의 강호다. FIFA 랭킹에서는 잉글랜드보다 뒤지지만 언제든지 ‘복병’이 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는 팀이다. 미국 CBS는 지난 18일 이란을 카타르월드컵 출전국 파워랭킹에서 21위에 선정하며 B조의 ‘다크호스’로 지목했다.

이란은 이번 대회 아시아 예선에서 한국을 제치고 A조 1위에 올랐다. 특유의 끈끈한 수비 조직력에 메흐디 타레미(FC 포르투), 사르다르 아즈문(레버쿠젠), 알리레자 자한바크시(페예노르트) 등 유럽파를 중심으로 한 공격력이 만만치 않다.

다만 팀 분위기는 다소 어수선한 상태다. 최근 이란에서 여대생이 히잡을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체포됐다 의문사한 사건이 국가 대표팀 분위기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란 내에서 반정부 시위가 계속됐고 아즈문 등 일부 선수들이 이에 대해 지지 의사를 밝혔다. CBS는 “이란 대표팀이 고국의 (정치적) 상황으로 방해받을 수 있지만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이란 국민에게 국가 대표팀이 영감과 긍정의 원천이 될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