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 앞에 선 정진상… 김만배·남욱은 내주 석방

입력 2022-11-19 04:01
정진상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18일 오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이재명 대표의 최측근인 정 실장은 ‘대장동 일당’에게 사업 추진과 관련해 각종 편의를 제공하고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연합뉴스

‘대장동 일당’에게 뒷돈을 챙긴 혐의를 받는 정진상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18일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면서 카메라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공교롭게 같은 날 대장동 사건으로 구속 재판을 받아온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와 남욱 변호사에게는 다음주 중 석방 결정이 내려졌다. 이재명 대표의 최측근 인사는 구속의 갈림길에 섰고, 대장동 사건 핵심 연루자들은 풀려나면서 이 대표를 겨냥한 검찰 수사가 변곡점을 맞게 된 것이다.

정 실장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영장실질심사 출석에 앞서 처음으로 취재진 앞에 나타나 “군사정권보다 더한 검찰정권의 수사는 살아있는 권력을 향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2013~2020년 이 대표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며 대장동 일당에게 각종 사업 추진상 편의를 제공한 대가로 1억4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대장동 사업자로 선정해준 대가로 김만배씨 보통주 지분의 24.5%(세후 428억원)를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구속기소),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나눠 갖기로 약정한 혐의도 있다.

정 실장은 이 대표를 20년 넘게 보좌했다. 성남에서는 ‘정진상을 통해야 이 대표에게 닿을 수 있다’는 말이 나돌았다. 검찰은 이 대표와 ‘정치적 공동체’인 정 실장이 이 대표의 정치적 성공을 위해 대장동 민간업자들과 유착했다고 본다. 정 실장이 구속되면 대장동 수사도 이 대표를 정조준하며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반면 구속 실패 시 검찰 수사는 차질을 빚고 무리한 정치적 수사를 벌였다는 비판에 직면하게 된다.

김씨와 남 변호사의 석방도 변수다. 법원은 이날 구속기한 만료를 앞둔 김씨와 남 변호사에게 추가 구속영장을 발부하지 않기로 했다. 각각 24일 밤 12시, 21일 밤 12시를 기해 출소한다. 지난달 석방된 유 전 본부장에 이어 이들도 풀려나면서 대장동 일당은 전원 불구속 재판을 받게 됐다.

유 전 본부장은 석방 후 대장동 개발 ‘윗선’에 대한 폭탄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정 실장과 김 부원장 수사도 그의 진술이 큰 역할을 했다. 김씨와 남 변호사의 입도 수사의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