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치러진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변별력 있게 출제된 수학이 수험생들의 전체 성적을 좌우하는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국어는 역대급으로 까다로웠다는 평가를 받는 지난해보단 다소 쉬웠다는 분석이 나왔다. ‘문·이과 통합 수능’(통합 수능) 도입 2년차인 올해도 전년과 마찬가지로 문과생들이 불리할 거란 관측이 많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2023학년도 수능이 전국 84개 시험지구 1375개 시험장, 25개 병원에서 치러졌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유행 속에 치러지는 세 번째 수능으로 모든 수험생이 마스크를 쓰고, 칸막이를 세운 채 점심을 먹었다. 일반 수험생과 격리대상 수험생이 응시하는 시험장도 따로 운영됐다.
종로학원 등 사설 입시기관들 분석을 종합하면 국어는 지난해보다 상대적으로 쉬워졌고, 수학은 비슷한 수준으로 출제됐다. 다만 지난해 두 영역 난도가 매우 높았다는 점에서 이번 수능이 쉬웠다고 보기는 어렵다. 입시 전문가들은 ‘상위권 변별력은 갖췄다’고 평가했다. 종로학원은 “절대평가인 영어는 주요 대학들이 대부분 2등급대 이내를 합격권으로 발표하고 있다. 결국 국어·수학이 관건인데 올해는 국어보다 수학의 중요도가 커졌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재수생 규모도 변수다. 응시원서를 낸 50만8030명 중 졸업생·검정고시생 비율이 31.1%로 1997학년도(33.9%) 이후 최고 수준이었다. 문·이과 통합형 수능 도입, 서울 주요 대학들의 정시 확대 등 대입 환경 변화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시험을 보러온 인원은 45만477명(1교시 기준), 결시 인원은 5만4656명(10.8%)으로 집계됐다.
통합 수능에 따라 이과생들의 ‘문과 침공’ 현상은 올해도 재연될 전망이다. 국어·수학 영역에서 ‘공통+선택과목’을 같이 치르고 점수를 합산해 성적을 매기는 방식이다. 특히 문·이과생이 경쟁하는 구도인 수학 영역에서 이과생들이 유리하다는 지적이 많다.
평가원은 오는 21일까지 홈페이지 전용 게시판을 통해 이의신청을 접수한다. 이후 심사를 거쳐 이달 29일 정답을 확정 발표한다. 성적은 다음 달 9일 수험생에게 통지된다. 수능 다음 날인 18일부터 주요 대학들의 수시모집 대학별 고사가 진행된다.
이도경 교육전문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