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정진상 보호하려 CCTV 없는 계단으로 갔다”

입력 2022-11-18 00:04

유동규(사진)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17일 2019년 9월 정진상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 요청에 따라 정 실장 아파트를 방문해 돈을 전달한 게 맞다고 주장했다. 또 언제든 정 실장과의 대질신문에 응하겠다고 했다.

유 전 본부장은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면서 취재진에게 이같이 말했다. 그는 민주당 측이 ‘정 실장의 아파트에는 CCTV가 없다’며 그의 진술 신빙성에 의문을 표한 데 대해 “나는 아파트에 CCTV가 어떻게 돼 있는지 모른다. 집으로 오라고 하니 집으로 간 거고, 상식적으로 엘리베이터에는 당연히 CCTV가 있다고 생각해 계단으로 올라간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당시엔 (정 실장을) 배려하는 입장이었다”며 “그때는 형제들이라고 생각해 (정 실장을) 보호해주고 싶었다”고도 덧붙였다. 검찰은 앞서 정 실장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에 ‘유 전 본부장이 정 실장 주거지 엘리베이터에 설치돼 있는 CCTV에 녹화되지 않기 위해 계단을 이용해 5층까지 이동했다’는 내용을 기재했다.

‘정 실장과 대질신문을 할 의향이 있냐’는 취재진 질문에 유 전 본부장은 “언제든지 하겠다”고 답했다. 정 실장은 지난 15일 검찰 조사 과정에서 유 전 본부장과의 대질신문을 요청했지만, 수사팀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정 실장은 검찰이 유 전 본부장 등 진술에만 의존해 없는 죄를 만든다고 반발하고 있다. “428억원 약정설도, 저수지 운운 발언도 그들(대장동 일당)의 허구 주장일 뿐”이라는 입장문도 냈다. 2014년 ‘의형제’를 맺었다는 두 사람이 이제 완전히 등을 돌리고 180도 다른 주장을 하는 것이다.

구정하 기자 g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