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임재 “서울청서 기동대 거절… 대통령실 이전으로 업무 가중”

입력 2022-11-17 04:08
이태원 참사 당시 현장 책임자였던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이 16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오른쪽은 참사 당일 서울경찰청 상황관리관으로 근무한 류미진 총경. 이한결 기자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이 이태원 참사 나흘 전을 포함해 서울경찰청에 기동대 투입을 두 차례 요청했다고 밝혔다. 앞서 김광호 서울청장이 “용산경찰서 차원에서 요청은 없었다”고 국회에서 발언한 것을 반박한 것이다.

이 전 서장은 16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증인으로 출석해 “(용산서) 주무부서에 기동대를 요청하라고 지시했고, 서울청 주무부서에 지원을 요청했다”며 “하지만 서울청 경력 운영 부서로부터 당일 집회 시위가 많아서 지원이 어렵다는 답변이 돌아왔다”고 밝혔다. 용산서 주무부서였던 112상황실이 서울청에 경력 지원이 가능한지 문의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전 서장이 직접 김 청장에게 요청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직접 김 청장 등에게 기동대 배치 등을 요청한 적 없나’는 질문에 이 전 서장은 “당시 서울청장이 재차 검토하였으나 집회시위 경력 부족 때문에 지원이 안 되는 것으로 보고 받았다”며 “두 번의 검토 결과 기동대 배치가 어렵다는 결과가 나왔는데 제가 다시 직접 요청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대통령실 용산 이전으로 인한 업무 부담도 언급됐다. “대통령실이 이전해 오면서 업무 부담이 더 늘었겠다”는 최기상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이 전 서장은 “경호나 경비 쪽은 많이 늘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로 인해 일선의 부담이 컸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일부 언론 보도가 나왔고, 현장 직원들이 그런 얘기를 하는 것도 들은 적이 있다”고 했다.

이 전 서장은 참사 당일 오후 11시가 넘어서야 상황을 파악했다고 밝혔다. 이 전 서장은 “그날 밤 이태원 참사 과정에서 단 한 건의 보고도 받지를 못했다”며 “참사 상황을 알게 된 시점은 오후 11시쯤이었다”고 말했다. 서울청 상황관리관이었던 류미진 전 서울청 인사교육과장도 참사 당일 오후 11시39분에 상황실 연락을 받고 처음 상황을 인지했다고 설명했다. 류 전 과장은 오전 당직자 교양교육 이후 상황실이 아닌 본인 사무실에 있었는데, 이 같은 근무 행태가 ‘관행’이었다고 말했다.

참사 이후 직위해제됐던 두 사람은 이날 첫 공개 사과했다. 이 전 서장은 “당시 서장으로서 참담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류 전 과장도 “성실하게 근무하지 못한 부분을 가슴 깊이 반성한다”고 머리를 숙였다.

한편 특수본은 소방공무원노조로부터 직무유기 등의 혐의로 고발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했다. 특수본은 이 장관의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을지 관련 법령을 검토하고 있다.

김판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