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16일 진행된 ‘한국교회 위로와 회복의 예배’는 3년여의 코로나 팬데믹에 더해 ‘이태원 참사’로 힘겨워하는 국민에게 한국교회가 건넨 위로의 손길이었다. 함께 모여 예배를 드리면서 위로하고 격려하며 회복을 다지는 시간이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는 여의도순복음교회가 출연한 10억원으로 유족과 부상자들을 위한 트라우마 치유 센터를 설치·운영하겠다는 계획도 발표됐다.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대표회장 류영모 목사)이 주최하고, 한국교회총무협의회(회장 엄진용 목사)가 주관한 이번 예배엔 1만여명이 참석했다. 교파를 초월한 각 교단 대표회장을 비롯해 교계 지도자들과 정관계 인사, 일반 성도 등이 숙연한 마음으로 예배에 임했다.
예배는 코로나19로 고통받는 사회와 한국교회의 예배 회복을 위해, ‘이태원 참사’ 희생자를 위로하고 부상자의 조속한 회복을 염원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이영훈 목사는 설교에서 “기독교는 결코 고난 겪는 자들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는다. 그리스도인은 누가복음 10장에 나오는 선한 사마리아인처럼 고난 겪은 자를 위로하고 격려하며, 그 고난을 극복하도록 최선을 다해 도와야 한다”며 “성경은 고난을 축복에 이르는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더는 우리가 고난의 자리에 머물러 낙심하거나 슬퍼하지 말고, 희망의 내일을 바라보고 일어나자”고 권면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이 대독한 메시지를 통해 “우리가 마주한 깊은 슬픔과 아픔을 보듬고 마음 모아 기도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줘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이태원 참사’ 직후 희생자 유가족을 위한 위로금 10억원을 출연했다. 향후 추가 기금 마련 등을 통해 트라우마 치유센터를 설치·운영하는 등 대국민 치유 사역을 적극 펼치기로 했다.
한교총 대표회장인 류영모 목사는 “‘이태원 참사’에 그 누구도 책임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없다”며 “한국교회가 공공신학의 차원에서 책임의 중심에 서며, 상처 입은 영혼에 다가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교회가 치유센터를 만들고 전문가 그룹에 위탁해 치유의 기회를 만들어 나가는 데 앞장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한교총 공동대표회장인 고명진(수원중앙침례교회) 목사는 대표기도를 통해 “이 일로 인해 좌절하거나 낙망하는 일 생기지 않도록 하늘의 위로와 천국의 소망을 더해 달라”며 “오늘 말씀이 슬픈 자들에게는 위로를, 힘들어하는 이들에게는 새 힘과 소망이 되는 축복된 메시지가 되게 해달라”고 덧붙였다.
한교총 명예회장인 소강석(새에덴교회) 목사는 ‘차가운 겨울바람도 피해갈 풀잎의 이름들이여’란 제목의 시를 낭송하면서 “애통의 상한 심령을 치유하고 회복시켜 달라”며 유가족들과 참석자들의 마음을 어루만졌다. 이어 이상문 강학근 김기남 김만형 목사가 각각 헌금기도, ‘회복을 위한 기도’ 등을 맡았다. 대한예수교장로회 백석 총회장 장종현 목사는 축도했다.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관내 교회 연합체인 용산구협의회(회장 지성호 목사)도 이날 같은 시간 신용산교회(오원석 목사)에서 ‘이태원 참사 위로 기도회’를 열고 유가족들을 보듬었다. 기도회에 참석한 목회자와 성도들은 국가와 민족, 한국교회, 다음세대, 가정, 북한 등 8개 주제별로 기도문을 낭독한 뒤 함께 통성 기도했다.
임보혁 유경진 기자 bosse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