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공개 문서에 이름 쓰고 찬성 동의… 연봉제 추진 과정 논란된 A증권

입력 2022-11-17 04:07 수정 2022-11-17 04:07

한국투자증권이 연봉제 전환을 추진하면서 채택한 기명 동의 절차를 두고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일부 부서장들이 직원들에게 동의 서명을 압박했다는 증언도 나오고 있다.

1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투증권은 직원 2200여명을 대상으로 연봉제 전환을 주 내용으로 하는 취업규칙 변경 동의 절차를 지난달 진행했다. 그 결과 찬성 의견은 80%를 넘었다. 한투증권은 이를 근거로 연봉제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번 연봉제 전환의 핵심은 최하 등급 평가를 받은 직원의 기본급을 10%까지 감액하는 것이다. 반대로 높은 등급 직원은 연봉 상승도 가능하다. 일선 영업 또는 운용 부서에선 대부분 연봉제가 적용되고 있기 때문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 분위기다. 그러나 객관적 성과 측정이 비교적 어려운 IT(정보기술)부서 등 관리직군 위주로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특히 비밀 보장이 안 된 기명 동의 절차에 대한 비판이 일고 있다. 사무실에 비치된 문서에 본인의 이름과 동의 서명을 적어 내면 ‘찬성’ 의견으로 반영되는 방식으로 동의 절차가 이뤄졌는데 서명을 하지 않으면 사실상 반대 의견이라는 것이 일일이 확인 가능한 방식이었다.

이 과정에서 일부 부서장의 강요 행위가 있었다는 의혹도 일고 있다. 한 부서장은 본부 평균과 부서 찬성률을 비교하거나, 서명을 하지 않은 인원을 따로 불러 서명을 종용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한투 한 직원은 “부장이 서명을 하지 않은 직원들에게 반대 이유를 물어 의견을 취합해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투증권은 고용노동부에서 제공하는 양식에 따라 투표를 진행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