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눈높이 진행에… 마스크 너머로 아이들 웃음과 찬양이

입력 2022-11-17 03:02
교회학교 어린이들이 지난 12일 서울 송파구 오륜교회에서 열린 ‘어린이 다니엘 기도회’에서 찬양을 하고 있다. 오륜교회 제공

“찬양하는 게 즐거워요. 가족 모두 행복하게 해달라고 기도했어요.” 올해 초등학교 2학년인 박시은(8)양의 ‘어린이 다니엘 기도회’ 참가 소감이다.

크리스천 성인·청년의 삶과 신앙에 도전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다니엘 기도회’ ‘청년 다니엘 기도회’에 이어 ‘어린이 다니엘 기도회’가 주목받고 있다. 올해로 3회째인 기도회는 코로나19 이후 온라인으로 진행되다가 올해 처음 대면 집회로 전환됐다.

15일 오후 7시. 서울 강동구 오륜교회(김은호 목사) 1층 예배당은 예배 시간을 1시간 앞두고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가득찼다. 교회학교 교사들은 어린이 다니엘 기도회에 참석하는 아이들 맞이와 예배 준비로 분주했다.

오후 8시. 예배의 시작을 알리는 카운트다운과 함께 무대 위로 찬양팀이 올라왔다. 예배당을 가득 메운 600여명의 어린이는 인도자를 따라 율동을 하며 찬양했다. 마스크 너머로 아이들의 웃음과 찬양 소리가 흘러나왔다.

어린이 다니엘 기도회는 ‘어린이들이 소외받으면 안 된다’는 김은호 목사(오륜교회)의 열정에 힘입어 시작됐다. 오륜교회 교육국장인 백상원 목사는 “청소년까지는 어른 예배에서 은혜를 받지만 아이들은 어렵다”면서 “눈높이에 맞는 말씀을 제공하는 것이 매우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기도회는 현장집회·유튜브 생중계·메타버스 활동 3가지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처음으로 현장에서 진행된 기도회의 반응은 뜨겁다. 예배당에서 만난 세쌍둥이 정건우(12) 현우 찬우 형제는 “너무 재밌고 중요한 걸 깨달았다”면서 “(9일 차에) 눈물을 흘리며 기도했는데 예수님이 나 때문에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셨다는 사실이 매우 슬프고 죄송했다”고 입을 모았다. 유튜브 생중계 조회수는 4만회를 넘는다.

메타버스는 예배 후 설교를 복습할 수 있는 활동과 부모님과 함께하는 ‘패밀리미션’으로 구성됐다. ‘비대면 문화’에 익숙한 다음세대와 소통하기 위해 대면과 비대면을 아우르는 뉴노멀시대의 소통 방식을 선택했다.

안재우 복화술 연구소장이 복화술 연극으로 말씀을 전하는 모습. 오륜교회 제공

예배 시간은 성인 기도회와 동일하다. 백 목사는 “팬데믹 2년 동안 (아이들이) 말씀 듣고 기도하는 훈련이 굉장히 약화됐다”면서 “습관을 회복하기 위해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40분씩 설교와 기도회가 진행됐다. 지난 12일에는 안재우 복화술 연구소장이 강사로 나서 복화술 연극을 진행했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말씀을 전했는데 반응이 뜨거웠다.

백 목사의 다음세대 부흥을 위한 철학은 명료하다. 다음세대의 부흥은 결국 가정에서 시작한다는 것이다. “가정이 부흥하려면 가정예배가 회복돼야 합니다. 그렇기에 부모 교육이 매우 절실합니다. 가정과 교회는 반드시 연결돼야 합니다. 주중과 주말이 이원화되지 않고 지속적으로 흘러가는 것이 핵심입니다.”

유경진 기자 yk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