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주택 가격이 급등하면서 무주택 가구가 940만 가구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역대 최대 규모다. 자산 상위 10%가 보유한 주택 가격은 하위 10%의 49배를 기록하며 부동산 쏠림 현상은 더 심화됐다. 서울 거주 가구의 절반 이상은 집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15일 발표한 ‘2021년 주택소유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1일 기준 주택을 소유한 가구는 1206만3000가구로 집계됐다. 1년 전(1173만 가구)보다 33만3000가구(2.8%) 증가한 것이다. 전체 가구(2144만8000가구) 가운데 절반 이상(56.2%)은 자기 집을 보유한 셈이다.
반면 국내 무주택 가구는 938만6000가구로 집계됐다. 지난해 무주택 가구가 전체 가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4.8%로, 2020년(43.9%)에 비해 0.9% 포인트 상승했다.
무주택 가구는 2015년 이후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2015년 841만 가구에 그쳤던 무주택 가구는 2020년 919만7000 가구로 늘었다. 처음으로 900만 가구를 돌파한 것이다. 이후 무주택 가구는 1년 만에 약 20만 가구 가까이 증가했다.
집값이 비싼 서울의 경우 가구 주택 소유율은 48.8%에 그쳤다. 서울 가구의 절반 이상은 집 없이 사는 셈이다.
2020년 무주택자였다가 지난해 주택을 보유하게 된 사람은 103만6000명으로 조사됐다.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17년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이 가운데 주택 1채를 구입한 사람은 100만명이었고, 3만6000명은 2채 이상의 집을 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다주택자 수는 227만300명으로 1년 전(232만명)보다 4만7000명 줄었다. 이는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12년 이후 처음이다. 다주택자들이 양도소득세 중과와 종합부동산세 강화 등을 피해 ‘똘똘한 한 채’를 보유하는 쪽으로 돌아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가구주 나이가 30세 미만인 유주택 가구는 2020년 18만7000가구에서 지난해 21만7000가구로 증가했다. ‘지금 아니면 내 집 장만이 불가능하다’는 불안 심리가 퍼진 결과로 풀이된다.
지난해 주택 자산 가액 기준 상위 10%의 집값은 14억8400만원으로 2020년(13억900만원)보다 1억7500만원 올랐다. 반면 하위 10% 집값은 3000만원으로, 1년 전(2800만원)보다 200만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세종=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