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만드는 네덜란드의 ASML이 경기도 화성시에 2400억원을 들여 ‘뉴 캠퍼스’를 짓는다. ASML은 한국에서 지속적으로 투자를 확대하고 장기적으로 장비 생산공장까지 건설할 예정이다.
피터 베닝크(사진) ASML 최고경영자(CEO)는 1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뉴 캠퍼스 기공식 기자간담회를 열고 “투자 규모는 2~3년 전에 결정된 것으로 앞으로 더 확대할 것이다. 한국 기업에 더 많은 기회가 생길 것이고, ASML은 한국 고객과 함께 성장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ASML의 화성 뉴 캠퍼스는 동탄 2신도시 도시지원시설 용지에 세워진다. ASML코리아 신사옥과 재제조센터(Local Repair Center·LRC), 글로벌 트레이닝 센터, 익스피리언스 센터(체험관) 등 이 들어선다.
특히 LRC는 반도체 생태계 활성화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LRC는 기존 ASML의 장비에서 나온 부품을 수리해 재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곳이다. 부품 수리와 관련해 한국 반도체 기업과의 협업을 확대한다. ASML은 LRC의 한국산 수리 부품 비중을 10%에서 50%까지 끌어올려 힌국 중소업체로의 아웃소싱 비율을 키울 계획이다. 베닝크 CEO는 향후 장비 생산공장으로까지 협력 범위를 넓힐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ASML은 제조와 연구·개발(R&D)을 함께한다. LRC부터 시작해서 5~10년간 지식을 쌓고 향후에 R&D까지 추가하면 생산시설까지 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베닝크 CEO는 차세대 EUV 장비인 ‘하이 NA EUV’를 2024년부터 생산할 예정이며, 주요 고객사에는 2026년부터 공급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하이 NA EUV는 초미세공정에 반드시 필요한 장비다. 삼성전자, TSMC, 인텔 등이 수주 경쟁을 벌이고 있다. 1년에 20대 가량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장비의 확보가 반도체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