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의 외국인 타자 야시엘 푸이그(사진)가 불법 스포츠 도박 사건에서 위증을 한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키움 측은 “푸이그와 계약 당시엔 전혀 몰랐던 사실”이라며 “사실관계부터 먼저 확인한 뒤 재계약 여부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법무부는 15일(한국시각) 보도자료를 통해 푸이그가 불법 스포츠 도박을 한 사실과 관련해 지난 1월 조사를 받던 중 연방 조사관에게 허위 진술(위증)을 한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고 밝혔다. 푸이그는 최소 5만5000달러(약 7289만원)의 벌금을 내는 것에 합의했다. 푸이그는 미국 현지시간으로 15일 법원에도 출두한다.
미 법무부에 따르면 푸이그는 2019년 ‘에이전트1’이라 불리는 제3자 브로커에게 전화를 하거나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방법으로 스포츠 불법 도박에 참여했다. 도박 대금은 자기앞수표나 온라인 이체를 통해 전달했다. 푸이그는 2019년 6월까지 스포츠 베팅으로만 28만2900달러(약 3억7489만원)를 잃었다. 도박 빚을 지급한 이후에는 도박 웹사이트에 직접 접근하는 권한을 얻어 테니스 풋볼 농구 등에 총 899건의 베팅을 했다.
푸이그는 올 1월 관련 조사를 받았고 이 자리에서 위증은 범죄가 될 수 있다는 경고에도 수차례 거짓말을 한 것이 드러났다. ‘에이전트1’에 대해 야구를 하면서 알게 된 사이지만 도박에 대해서는 논의한 바가 없다고 수차례 위증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도 준수한 실력을 보였던 푸이그는 각종 구설에 오르면서 큰 무대에서 점점 기회를 잡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 키움에 입단한 뒤 한국시리즈까지 맹활약하면서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국내 경기에서는 별다른 사건 사고에 휘말리지 않았지만 과거 불법 도박 문제가 다시 불거진 것이다.
키움도 언론 보도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접한 것으로 알려졌다. 키움 관계자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지난 2월 계약 당시 푸이그에게 그동안 불거진 여러 의혹에 대해 문의했지만 도박 관련한 이야기는 전혀 없었다”며 당혹스러운 분위기를 전했다. 키움 구단은 추가 사실 파악에 나설 예정이다. 다만 푸이그가 자신의 과거 혐의를 한국이 아닌 미국 법원에서 인정한 만큼 국내 프로야구에서 징계로 이어질 가능성은 작다. 한국프로야구위원회(KBO) 관계자는 “아직 공식 입장이 없다”고만 밝혔다. 다만 프로야구 팬들의 여론이 나빠질 경우 키움 입장에서 재계약에 부담이 될 수는 있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