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세종 충남 충북이 2027 하계 세계대학경기대회 운영 주도권을 잡기 위한 물밑작업에 들어갔다.
지역 정치권 안팎에선 조직위원장 인선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충청권 유치위원회는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 정관에 따라 6개월 이내에 조직위원회를 출범시켜야 한다.
조직위는 특수법인 행태로 경기장과 시설, 선수촌, 의료, 도핑, 자원봉사 등 대회 개최에 필요한 모든 분야를 관장한다. 충청권 4개 시·도지사가 당연직 집행위원장을 맡고, 장관급 인사가 조직위원장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지역에선 ‘충청의 꿈’을 실현한 주역 중 한 사람이 조직위원장을 맡아야한다는 여론이 우세하다.
이시종 전 지사도 조직위원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 전 지사는 충북지사 재임 시절인 2020년 7월 충청권 시·도에 2027 하계 세계대학경기대회 공동 유치를 처음 제안했다.
일각에선 경기장 배분에 대한 불만도 나오고 있다. 대회는 대전 4곳, 충남 12곳, 충북 11곳, 세종 3곳 등에서 분산 개최된다. 개회식은 대전, 폐회식은 세종에서 열린다. 1만5000여명의 선수단을 수용하는 선수촌은 세종에 들어선다.
충북은 청주에 1만석 규모의 국제규격을 갖춘 실내경기장(체조)을 짓는다. 충남은 천안종합운동장에 테니스장을 증축한다. 2021년 9월 FISU에 제출한 유치의향서에 담긴 내용이다.
그러나 충남도는 유치 확정 직후부터 경기장 배분에 대한 볼멘소리를 내놓고 있다. 무엇보다 대회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개막식을 놓친 것이 뼈아프다는 반응이다.
충남도는 개·폐막식 장소를 짓기 위해 상당한 예산이 필요하고 대회 개막까지 시간이 많이 남은 만큼 협의를 통해 행사 계획을 바꿀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충남도 관계자는 “물론 현재로선 행사 계획을 바꾸는 건 어렵다”면서도 “대회까지 기간이 충분히 있으니 협의할 것은 협의하고 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충청권 4개 시·도는 내년 상반기 조직위원회 출범 전까지 경기장 배치와 예산·인력 등의 문제를 매듭지을 계획이다.
김영환 충북지사는 15일 도청에서 브리핑을 하고 “충북도가 중심이 돼 시작된 세계대학경기대회를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결자해지의 마음으로 추진하겠다”면서 “경기장 배치 등은 다시 논의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시설을 보완하고 논의하는 과정에서 조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직위원장 후보들을 정부에 적극적으로 추천할 생각”이라며 “충청권이 하나가 된 만큼 양보하고 통합하는 데 앞장 서겠다”고 덧붙였다.
청주·홍성=홍성헌 전희진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