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3명꼴 순교… ‘기독인 최다국’ 나이지리아의 비극

입력 2022-11-16 03:04

열 달 만에 4000명이 순교했다. 예수를 믿는다는 이유로 하루에 13명꼴로 목숨을 잃은 것이다. 전 세계에서 개신교 신자가 가장 많은 나이지리아(사진)의 현실이다.

15일 나이지리아 국제시민자유와법률협회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10개월간 나이지리아 기독교인(가톨릭 포함) 4020명이 사망했다. 이 가운데 2650명은 이슬람 테러 단체 등에 의해 목숨을 잃었다. 이에 나이지리아 기독교 단체들은 나이지리아를 ‘종교자유 침해 특별우려국’으로 재지정하라는 청원을 최근 미국 백악관에 전달했다. 청원을 주도한 단체는 기독교 문화 콘텐츠를 제작하는 ‘리빌레이션미디어’와 기독교 법률 단체 ‘자유수호연맹’이다.

이들은 청원서에서 “2021년 1월부터 2022년 3월까지 나이지리아에서 기독교인이 6000명 넘게 순교했고, 4500명 정도가 납치됐다”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종교자유 침해 특별우려국 목록에서 삭제한 나이지리아를 다시 추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의 청원은 1998년 미국에서 제정된 ‘국제종교자유법’에 근거한다. 미 국무부는 이 법에 근거해 매년 종교의 자유를 침해한 특별우려국을 지정해 발표해 왔다. 해당국에는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지 못하도록 하는 정책·경제적 제재를 취해 왔다. 기독교 박해 감시 기구인 오픈도어에 따르면 나이지리아는 지난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기독교인이 살해당한(4650명) 국가다. 전 세계 희생자의 약 80%에 달한다.

최신 기독교 현황을 담은 ‘글로벌 크리스채너티’에 따르면 2020년 기준으로 나이지리아의 개신교 신자는 6206만명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많다. 전체 인구의 35%로 3명 중 1명이 개신교인이다.

이현성 인턴기자 jong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