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 일정 대신 ‘로타’ 찾은 김 여사, 후원 문의 쇄도에 “생명의 길 열렸다”

입력 2022-11-15 04:04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13일 캄보디아 프놈펜 헤브론 의료원을 다시 방문, 이영돈 헤브론 병원장과 선천성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한 아동의 치료를 논의하고 있다. 김 여사는 지난 11일 병원을 방문한데 이어 12일 선천성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아동의 집을 방문한 바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의 동남아 순방에 동행한 김건희 여사가 13일 캄보디아 프놈펜의 헤브론 의료원을 찾아 심장병을 앓는 현지 아동의 치료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김 여사는 캄보디아 방문 첫날(11일) 한국인 의사들을 주축으로 설립된 헤브론 의료원을 방문했다가 심장병과 생활고에 시달리는 14세 소년 로타의 사연을 접했고, 다음 날 로타의 집을 직접 찾아가 위로했다. 이어 13일 헤브론 의료원을 다시 방문해 로타의 치료를 도울 방안을 논의한 것이다.

김 여사는 의료진에게 “국내외에 더 많이 의료원이 알려져 한 명의 생명이라도 더 구할 수 있다면 그 가정이 행복해지고 우리 사회 전체가 희망으로 밝아지게 될 것”이라며 “제가 이런 희망을 주는 일에 보탬이 된다면 적극적으로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헤브론 의료원에 따르면 의료원 건립 초기부터 꾸준히 후원해온 한 독지가가 김 여사와 로타가 만났다는 언론 기사를 접한 뒤 로타를 한국으로 이송해 치료받을 수 있도록 후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한국 이송을 위한 에어 앰뷸런스 비용과 로타의 한국 체류비용 등을 후원하겠다는 연락도 의료원으로 쇄도하고 있다고 한다. 김 여사는 국내외 후원 문의가 이어진다는 소식에 “마침내 생명의 길이 열렸다”며 안도했다.

김 여사의 의료원 재방문은 로타를 만나고 온 뒤 지원 방안을 두고 걱정을 하는 김 여사에게 윤 대통령이 제안해 이뤄졌다. 김 여사는 이날 의료원을 방문하기 위해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정상회의에 참석한 각국 정상의 배우자 프로그램에 불참했다. 프놈펜에 체류하는 11~13일 동안 배우자 프로그램에 한 차례도 참여하지 않은 대신 현지 심장병 아동 지원 활동에 나선 셈이다.

김 여사는 이날 코트라 청년창업 프로그램 지원을 받아 캄보디아에서 한국 분식점을 운영하는 청년과 수년 전 캄보디아로 이주해 작은 잡화점을 시작으로 지금은 편집숍을 운영하는 한인 청년도 만나 격려했다.

발리=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