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노조 기금으로 ELS 투자… 손실 예상되자 실토

입력 2022-11-15 04:06
국민DB

코로나19 치료제 ‘소트로비맙’을 개발한 세계 8위 글로벌 제약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한국 법인의 노조위원장이 노조비 10억여원을 횡령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이 돈은 주가연계증권(ELS) 투자금으로 사용됐는데 올해 증시가 폭락하면서 원금 손실 가능성이 커졌다.

14일 국민일보가 입수한 GSK 노조 간담회 자료에 따르면 전 노조위원장 A씨는 2019년부터 노조기금을 유용해 금융상품에 투자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그동안 예·적금으로 관리되던 10억여원의 고정기금을 2019년 11월 이후 보다 큰 수익이 발생하는 상품에 가입하고 만기에 얻은 수익 중 일부를 개인 계좌로 옮긴 것으로 파악됐다.

지속된 유용 사실이 드러난 건 지난해 6월 가입한 ELS 상품에서 원금 손실 가능성이 발생하면서다. 이 ELS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홍콩H지수, 유로스탁스50을 기초자산으로 삼고 있다. 만기 시점에 세 기초자산 중 하나라도 최초 기준가격의 65%보다 낮아질 경우, 가장 많이 떨어진 기초자산 하락률과 연동돼 투자금이 반환된다. 현재 기초자산 중 하나인 홍콩H지수는 최초 기준가격의 53% 수준까지 내려온 상태다. 아직 만기까지는 1년 이상 남았지만 만약 이같은 증시 흐름이 유지된다면 수억원의 손실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

A씨는 잠재 손실 규모가 커지자 지난 9월 노조에 이같은 사실을 알리고 자진사퇴했다. 노조는 A씨를 경찰에 고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고의가 아니라 무지에서 비롯된 부분”이라면서도 “법적 문제가 있다면 감내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