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 구단’ 선수 독점 막자… 연봉총액 상한 ‘114억원’

입력 2022-11-15 04:06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내년부터 2025년까지 적용되는 샐러리캡(선수 지급 금액 상한액)을 114억2638만원으로 확정 발표했다. 샐러리캡은 ‘부자 구단’의 선수 독점 등을 방지하기 위한 취지로 한국 프로야구에서 처음 도입된다.

KBO는 14일 이같은 내용의 샐러리캡을 발표하며, 상한액은 물가 상승률 등을 반영해 조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샐러리캡은 2021년과 올해 외국인선수·신인선수를 제외한 각 구단의 소속선수 중 연봉 상위 40명의 금액을 합산한 구단 연평균 금액의 120%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설정됐다. 연봉에는 연봉뿐 아니라 옵션 실지급액, 자유계약선수(FA) 연평균 계약금이 포함된다.

샐러리캡을 초과해 계약할 경우 1회 초과 시 초과분의 50%에 해당하는 금액을 제재금으로 납부해야 한다. 2회 연속 초과할 땐 초과분의 100%에 해당하는 금액을 제재금으로 내야 하고, 다음 년도 1라운드 지명권이 9단계 하락한다. 3회 연속 초과 시에는 초과분의 150%에 해당하는 금액을 제재금을 내야 하고 다음년도 1라운드 지명권이 9단계 하락한다.

KBO는 리그 전력 상향 평준화와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지난 2020년 1월, 2023년부터 적용되는 샐러리캡 조항을 신설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각 구단도 내년부터 적용될 ‘샐러리캡’을 염두에 두고, FA 영입 계획 등을 세웠다.

SSG 랜더스 등 많은 구단이 다년 계약 선수의 첫 시즌 연봉을 높인 것도 앞으로 적용될 샐러리캡에 최대한 여유를 두기 위한 전략이었다. KBO가 밝힌 올해 연봉 총액을 살펴보면 ‘통합우승’을 차지한 SSG가 248억7512만원으로 가장 높다. 다만 SSG는 4년 최대 151억원에 계약한 김광현의 2022년 연봉을 81억원으로 책정하는 등 다년 계약 선수의 첫 시즌 연봉을 높게 정했기 때문에 내년 연봉은 크게 떨어질 수 있다. 박종훈 한유섬 등 다른 다년 계약 선수 연봉도 마찬가지 구조로 짜였다.

삼성 라이온즈의 올해 연봉 총액은 127억6395만원, NC 다이노스도 124억8634만원으로 내년부터 적용하는 샐러리캡을 넘어선다. 두 구단은 제재금을 감수하거나 연봉 총액을 줄여야 한다.

샐러리캡은 17일부터 본격적으로 개장하는 FA 시장에도 큰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한화 이글스(올해 연봉 총액 50억9546만원), 키움 히어로즈(49억9422만원) 등 샐러리캡에 여유가 있는 구단들은 더 적극적으로 대형 FA 영입에 나설 수 있어서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