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두 번째 월드컵 원정 16강에 도전하는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이 2022 카타르월드컵이 열리는 카타르 도하에 입성했다. 대표팀은 결전의 땅에 도착하자마자 현지 적응에 들어갔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현지시간으로 14일 오전 5시(한국시간 오전 11시)쯤 카타르 도하 하마드국제공항에 착륙했다. 국내파, 중동파 등 16명의 선수와 벤투 감독 등 코치진으로 이뤄진 선수단 본진은 간단한 입국 절차를 거친 뒤 국제축구연맹(FIFA) 관계자 전용 입국장을 통해 공항을 빠져나갔다.
선수단은 대회 조직위원회가 준비한 별도의 이동경로를 통해 대회 기간 숙소로 활용할 도하 시내 르메르디엥 호텔로 이동했다. 해외파 가운데 황의조(올림피아코스)와 이강인(마요르카) 황희찬(울버햄튼) 등이 숙소에 도착했다. 이강인은 공항에서 취재진을 만나 “마지막까지 (월드컵 최종 명단에 이름을 올릴지) 몰랐다”며 “너무 기분이 좋다”고 밝히기도 했다.
여장을 풀고 오전 휴식을 취한 대표팀은 오후부터 곧장 현지 적응에 돌입했다. 첫 훈련은 오후 5시(한국시간 오후 11시)부터 엘 에글라 트레이닝센터에서 진행됐는데, 예고대로 강도 높은 훈련보다는 시차 적응과 몸 상태 점검 등에 초점을 맞춰 진행됐다. 벤투 감독은 전날 “유럽파도 대부분 어제와 오늘 경기를 치렀기에 평상시 훈련을 하기보다 장거리 이동에 따른 시차 적응과 회복 등에 집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첫 경기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벤투 감독은 선수들의 컨디션을 분석한 뒤 1차전 상대인 우루과이를 대비해 나갈 계획이다. 시즌이 끝난 국내파들의 체력적인 부분, 김진수 등 부상자들의 회복 여부 등을 따져보고 향후 구체적인 방향을 정하겠다는 것이다. 소속팀에서 출전 시간이 적었던 황의조와 황희찬 등의 실전 감각도 필수 확인 요소다.
대표팀은 선수들이 대회에만 집중하고, 최고의 기량을 낼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대표팀이 한국에서 공수한 식자재, 각종 장비 등 살림살이가 무려 4.5t에 달한다. 유니폼, 훈련 의류·장비, 축구화를 부드럽게 해주는 ‘부트스티머’ 등 장비류만 1.5t이고, 조리팀 분석팀 선수단 개인짐은 약 1t이다. 선수 건강을 지키기 위한 체외충격파치료기, 냉압박치료기, 공기압치료기 등 의무팀 장비도 0.5t가량이다. 선수들의 식사는 2010년 남아공월드컵부터 선수단을 책임져온 김형채 조리장과 신동일 조리사가 책임지게 된다.
한편 대표팀 에이스 손흥민(토트넘)은 FIFA가 인정한 역대 월드컵을 빛낸 ‘대표 7번’에 포함됐다. FIFA는 이날 개막 ‘D-7’을 맞아 소셜미디어에 등번호가 7번인 주요 선수들의 사진을 모아 올렸다. 손흥민은 데이비드 베컴(잉글랜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 알레산드로 델 피에로(이탈리아) 등 세계 축구계를 평정했던 선수들과 함께 당당히 한자리를 차지했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