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통령 순방외교까지 김건희 공격 소재로 삼는 민주당

입력 2022-11-15 04:02
김건희 여사가 지난 12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선청성 심장질환 어린이를 위문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더불어민주당은 1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동남아를 순방 중인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를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김 여사가 지난 12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심장질환을 앓는 어린이의 집을 방문하고 사진을 찍은 것이 소재였다. 고민정 최고위원은 “쇼윈도 영부인”이라고 말했다. 장경태 최고위원은 “김 여사의 ‘빈곤 포르노’ 화보 촬영, 김 여사의 코스프레 정치”라고 말했다. 오드리 헵번 코스프레, 재클린 케네디 민소매 드레스도 김 여사 비난 소재로 등장했다. 전날인 13일 윤 대통령은 한·미, 한·미·일, 한·일 연쇄 정상회담을 했다. 계속되는 북한의 도발을 막기 위한 해법과 새로운 동북아 정세가 논의됐다. 김 여사의 사진보다는 중요한 소재였지만, 이에 대한 언급은 나오지 않았다.

민주당은 대통령의 순방외교를 김 여사를 공격하기 위한 소재 정도로 활용한다. 지난 6월 윤 대통령 부부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참석차 스페인을 방문했다. 민주당이 가장 집요하게 공격한 것은 김 여사의 장신구와 수행원이었다. 민주당은 김 여사가 착용했던 목걸이 팔찌 브로치가 대선 당시 재산 신고에서 누락된 것이라며 윤 대통령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지난 9월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조문 당시에도 민주당 주변에서는 김 여사의 베일 모자와 의상을 문제 삼았다. 고 최고위원은 “김 여사가 해외 순방에 왜 꼭 같이 가야 하나”라고까지 말했다.

민주당이 김 여사를 집요하게 공격하는 것은 이유가 있을 것이다. 김 여사에 대한 국민적 비호감도가 높아 윤석열정부의 약한 고리라는 판단 때문일 것이다. 김 여사를 자극적으로 공격할수록 윤 대통령의 이미지도 추락하게 된다. 언론의 선정적 보도도 문제다. 말초적 흥미를 자극하는 일부 인사들의 발언을 여과 없이 보도해 국민의 주목도를 비정상적으로 높였다. 언론계 전체가 자성할 부분이다.

민주당 이상민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잘못한 것이 있으면 공적으로 따져야 할 일이지만 옷차림이 어떻다느니 누구와 비슷하다는 둥 하는 것은 견강부회”라고 말했다. 옳은 지적이다. 김 여사는 많은 정치적 논란을 일으켰고,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의 대응이 부적절한 것도 사실이다. 특별감찰관 임명과 제2부속실 신설도 감감무소식이다. 밝혀져야 할 것들이 남아 있다. 다만 국익을 건 외교전쟁이 펼쳐지는 대통령 순방외교를 김 여사 죽이기 소재 정도로 취급하는 행태는 사라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