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다음세대가 신앙 안에서 자라도록 붕괴 위기 학교 이전 위해 마음 모아주세요”

입력 2022-11-15 03:04
정순영(가운데) 선교사와 남편 김의배 선교사가 최근 캄보디아 호산나학교 학생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정순영 선교사 제공

“캄보디아의 다음세대를 기르는 ‘호산나학교’ 이전이 시급합니다. 지금 학교 건물들은 상습 침수와 붕괴 위험에 놓여 하루하루가 불안합니다. 기도와 관심이 필요합니다.”

이달 초 서울 강남구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 총회 인근 카페에서 만난 정순영(65) 선교사는 현재 추진 중인 교사 이전이 재정 문제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1999년 예장합동 총회세계선교회(GMS) 파송으로 캄보디아에서 사역을 시작한 정 선교사는 2001년 프놈펜 스떵니언쩌이 빈민가에 ‘호산나 유치원’을 연 뒤 지금까지 교육 사역에 매진하고 있다. 이 지역은 과거 서울의 난지도와 같은 쓰레기 산이 있는 곳으로 어린이들은 온종일 쓰레기 더미를 뒤지는 게 일상이다. 정 선교사는 유치원에 이어 고등학교 교육 과정까지 개설했다. 현재 500여명의 학생이 다니고 있다. 이런 공로로 정 선교사는 지난해 연세대학교 언더우드 기념사업회가 수여하는 ‘21회 언더우드 선교상’을 수상했다.

정 선교사는 “2014년 중·고등학교 교실이 필요해 3층 건물을 지었는데 상습 침수 지역인 데다 부실 공사로 건물 곳곳에 금이 가고 있다”면서 “위태로운 건물을 보강하려고 철제 빔을 세웠지만 500석 규모의 강당을 제대로 사용할 수 없을 정도로 위험해져 부랴부랴 이전을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교사에서 2㎞ 떨어진 포첸통 지역의 3966㎡(1600평) 넓이의 창고 용지를 계약했다. 땅 주인은 “호산나학교가 캄보디아 미래를 위해 앞으로도 계속 헌신해 달라”면서 매매 대금을 대폭 낮춰 줬다고 한다.

정 선교사는 “잔금 기한까지 넉넉하게 배려해 줘 학교 이전이 시급한 우리에게 무척 좋은 조건인데 문제는 서둘러 이전을 준비하다 보니 재정 부족으로 막막한 상황”이라며 “주님께서 채워주신다는 믿음으로 시작한 일이라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내년 8월까지 치러야 할 땅값이 210만 달러(27억원)를 웃돈다. 이 중 중도금 72만 달러(9억5000만원)를 올 연말까지 땅 주인에게 지급해야 계약이 유지된다.

정 선교사는 “세상의 눈으로만 보면 무모하기 짝이 없는 일이지만 지금까지 수많은 기적을 통해 호산나학교를 키워준 하나님의 은혜만 믿고 이전을 시작했다”면서 “한국교회의 기도와 관심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이어 “캄보디아 어른들을 전도하는 건 정말 어렵지만 어린 나이부터 신앙 안에서 교육한 우리 호산나 아이들은 뼛속까지 기독교인으로 살아간다”면서 “신앙 안에서 가르치는 호산나학교의 미래에 투자해 달라”고 요청했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