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공장 인력 2년간 4배 확보”… 애플 ‘탈중국’ 가속페달

입력 2022-11-15 04:03
연합뉴스

애플이 ‘중국 리스크 줄이기’를 본격화한다. 중국 내 공장의 가동 중단으로 아이폰14 생산에 타격을 입으면서 인도 베트남 등으로 생산기지 옮기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아이폰 생산 업체인 폭스콘이 앞으로 2년간 인도 공장의 인력을 4배 늘릴 계획이라고 인도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인도는 애플에 성장 잠재력이 큰 시장인 동시에 새로운 생산기지로 꼽힌다. 폭스콘은 2019년 인도 남부 타밀나두에 공장을 열었고, 올해 처음으로 중국과 같은 시기에 아이폰14를 생산했다. 현재 1만7000명 가량이 근무 중이다. 이를 2년간 5만3000명을 추가 채용해 7만명까지 늘린다는 것이다. 이는 20만명이 근무하는 중국 정저우 공장에 비하면 작은 숫자이지만 중국에서 다른 국가로 생산기지를 옮기려는 애플의 노력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로이터는 분석했다.

최근 코로나19 발생으로 중국 정저우 공장이 폐쇄되면서 아이폰14 프로, 아이폰14 프로 맥스 생산에 차질이 생겼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애플은 지난 6일 성명을 내고 “코로나19 영향으로 중국 정저우 공장의 생산이 감소했다. 아이폰14 프로와 14 프로 맥스 출하량이 예상했던 것보다 적어서 신제품을 받기까지 더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발표했었다.

아이폰14 일반 모델은 수요 부진으로 생산을 줄이고 있지만, 아이폰14 프로 모델은 수요가 늘어 물량이 부족한 상황이다. 그런데 핵심 생산기지인 정저우 공장이 코로나19에 발목을 잡히면서 애플의 연말 실적에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해졌다. 류영웨이 폭스콘 회장은 “크리스마스와 설 연휴에 공급이 차질을 빚지 않도록 생산 능력과 생산량을 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은 그동안 중국에 각별하게 공을 들여왔다. 미국 유럽에 이어 세 번째로 매출이 많은 지역이고 아이폰, 아이패드, 맥 등 주요 제품의 생산 거점이라서다. 하지만 코로나19에 따른 생산 차질이 반복되면서 ‘탈(脫) 중국’ 카드를 꺼내들고 있다. 애플이 중국 때문에 어려움에 빠진 건 올해만 두 번째다. 상반기에도 상하이 봉쇄로 제품 생산이 지연됐고, 2분기에만 80억 달러의 손실을 입었다.

여기에다 미·중 무역갈등으로 중국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압박도 상당하다. 애플은 에어팟, 아이패드의 생산 물량 일부를 베트남으로 이전했고 인도 비중도 차츰 늘리고 있다. JP모건에 따르면 애플은 2025년에 아이폰 4대 중 1대를 인도에서 생산하는 등 모든 애플 제품의 25%를 중국 밖에서 만들 계획이다.

다른 업체들도 ‘탈 중국’ 움직임을 현실화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TV, 스마트폰 공장을 중국에서 철수했다. 베트남을 주요 생산거점으로 삼고 있다. 구글도 올해 출시한 픽셀7 스마트폰을 중국이 아닌 베트남에서 만들고 있다. 중국에서 반도체 공장을 운영 중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장비를 들여오려면 매번 미국의 심사를 받아야 하는 등 중국 내 생산 리스크가 증가하고 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