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 살아났는데… 종사자는 9만명 사라졌다

입력 2022-11-14 04:06

통계 속 외식업 경기는 반등하고 있는데 현장에서는 ‘죽을 맛’이라는 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러한 비대칭 현상의 원인으로 ‘인력난’이 꼽힌다. 음식점 및 주점업 종사자가 코로나19 이전 대비 9만명가량 급감하면서 일손이 부족해진 탓이다. 현장에서는 외국인이라도 구할 수 있게 해 달라는 목소리가 높다.

13일 통계청에 따르면 외식업 경기 지표인 ‘음식점 및 주점업 소매판매액지수’는 지난 8월 기준 103.5를 기록했다. 이는 코로나 이전인 2019년(96.5)보다 높은 수치다. 해당 지표는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높으면 외식업 경기가 좋아진다는 뜻으로 읽힌다. 올해 들어서도 반등세는 이어지고 있다. 지난 4월만 해도 92.0이었던 이 지수는 꾸준히 올라가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이후 억눌렸던 외식 수요가 폭증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반면 관련 종사자 수는 좀처럼 늘지 않고 있다. 음식점 및 주점업 종사자 수는 지난 8월 기준 109만2000명으로 코로나 이전인 2019년(118만4000명)과 비교하면 9만2000명 정도 적다.

이처럼 경기가 좋아지는데 일할 사람이 없는 가장 큰 이유로 임금이 꼽힌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숙박·음식점업 종사자의 1인당 월평균 임금 총액은 236만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산업 종사자 평균(386만원)과 비교했을 때 150만원이나 적다. 심지어 농림어업 종사자 평균(357만원)보다 현저히 낮다.

한국만의 상황은 아니다. 홍콩에서도 식당을 운영하는 스타 셰프 강민구(38)씨는 “선진국 대부분이 비슷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해외와 한국이 다른 점은 외국인 수급 정책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022년 국제이주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외국인 노동시장 참여율(71.1%)은 OECD 평균(75.7%)보다 4.6% 포인트 낮다. 익명을 요구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홀 서비스 인력 수급이 힘든데도 정부는 손놓고 있다. 최소한 외국인 고용 제한이라도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