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현 도주 도운 조카 휴대전화·블랙박스 확보

입력 2022-11-14 04:06
라임 사태의 핵심 인물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11일 오후 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했다. 사진은 지난 9월 20일 김 전 회장이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법정을 나오는 모습. 뉴시스

보석 중 전자팔찌를 끊고 잠적한 김봉현(48)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을 추적하는 검찰이 도주를 도운 것으로 추정되는 김 전 회장 조카의 휴대전화, 차량 블랙박스 등을 압수했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의 밀항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공개수배하는 등 검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서울남부지검은 지난 12일 김 전 회장 조카 A씨의 서울 자택에서 휴대전화와 차량 블랙박스 등을 압수해 도주 경위와 경로를 확인 중이다. 검찰은 A씨가 자신의 차량으로 김 전 회장의 도주를 도왔다고 의심하고 있다. 김 전 회장이 A씨와 휴대전화 유심을 바꿔 낀 정황도 포착했다. 검찰은 친족은 범인도피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형법 조항에 따라 A씨를 체포하진 않았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의 밀항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지난해 7월 보석으로 석방된 이후부터 도주를 준비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이에 김 전 회장의 얼굴 사진을 유포하고 공개 수배하는 등 출국 전 체포를 위해 부심하고 있다. 해양경찰은 전국 항·포구의 선박 단속을 강화했고 군 당국도 이상 선박에 대한 식별 강화에 나섰다.

김 전 회장은 1조6000억원대 투자 피해를 낳은 라임자산운용 사태의 핵심 인물이다. 수원여객과 스타모빌리티 자금 수백억원을 빼돌리고 정치권 등에 금품과 향응을 제공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났다. 그는 결심 공판이 예정됐던 지난 11일 오후 1시30분쯤 경기도 하남 팔당대교 인근에서 전자팔찌를 끊고 도주했다.

양한주 기자 1wee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