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동남아 순방에 동행한 김건희 여사는 12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선천성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14세 소년의 집을 직접 찾아가 소년의 회복을 기원했다.
김 여사는 이날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에 참석한 각국 정상의 배우자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고 개별 일정을 소화했다. 김 여사는 11일 프놈펜의 헤브론의료원 방문 때 만나려 했던 이 소년이 몸이 좋지 않아 못 왔다는 소식을 듣고 정상 배우자들의 앙코르와트 방문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대신 소년의 집을 찾아갔다.
이 소년은 한국인 의사 김우정 원장이 운영하는 헤브론의료원에서 2018년 심장 수술을 받았지만 추가로 수술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한다. 김 여사는 소년을 만나 “잘 이겨낼 수 있지? 건강해져서 한국에서 만나자”고 말했다. 소년의 가족들에게는 “반드시 희망은 있다”고 위로하며 “어떠한 경우에도 포기하지 말고 힘을 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이어 프놈펜의 친환경 업사이클링(버려진 소재를 재활용해 가치를 높이는 것) 업체인 스마테리아를 방문했다.
폐(廢)어망 등을 활용해 가방과 액세서리 등을 제조하는 이 업체는 여성의 경력 단절을 막기 위해 일자리를 지원하고 보육 혜택도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는 이 회사 직원들을 만나 “스마테리아의 의미가 ‘전환’이라고 하는데, 친환경으로의 전환뿐 아니라 여성의 일자리, 워킹맘, 일과 가정의 양립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라는 뜻도 담겨 있는 것 같다”며 여성과 아동에 대한 배려와 지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여사가 스마테리아를 방문할 때 메고 간 가방도 사과껍질로 만든 업사이클링 가방이라고 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13일 기자들과 만나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그 나라 국민들과 어떻게 소통하느냐의 문제”라면서 “김 여사가 지금 하고 있는 행보는 한국과 캄보디아 간 그 어느 때보다 서로의 국민에 대해서 어떤 마음으로 임하고 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프놈펜=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