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카드가 최근 무이자 할부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시중 금리가 치솟으면서 신용카드업계가 무이자 할부를 축소하는 가운데 나타난 ‘거꾸로’ 행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롯데카드는 지난 7월 출시한 ‘로카 나누기 카드’의 TV 광고를 최근 시작하는 등 마케팅에 힘을 싣고 있다. 로카 나누기 카드 고객은 일시불 결제 후에도 애플리케이션에 접속해 3·6개월 무이자 할부로 납부 방식을 바꿀 수 있다. 3만~30만원 결제 시 3개월간, 30만원 이상은 6개월간 할부 수수료가 면제된다.
일반적으로 고객이 할부로 대금을 나눠 내더라도 카드사는 가맹점에 전액을 지급한다. 이 비용을 메우기 위해 고객으로부터 연 4~20%의 할부 수수료율을 받는다. 그런데 롯데카드는 로카 나누기 카드 고객에게 드는 이 비용을 3~6개월간 떠안겠다고 나선 것이다.
로카 나누기 카드는 전월 실적 조건이 없고 연회비도 국내·외 구분 없이 2만원만 받는다. 상품 구조상 수익이 날 수 없는 ‘적자 상품’인 셈이다. 카드업계에서는 롯데카드가 ‘맛’만 보여준 채 단종 절차를 밟을 것으로 봤던 이 카드 홍보를 강화하는 상황을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롯데카드가 매각을 앞두고 매출액과 고객 수를 확보하기 위해 출혈 경쟁에 나섰다는 분석도 있다. 한국계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가 2019년 롯데카드를 살 때부터 1순위 인수자로 거론됐던 우리금융지주가 최근 발을 빼는 모습을 보이자 외형 성장을 꾀하는 전략 찾기에 나섰다는 관측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업계 1위 신한카드는 최근 온라인 쇼핑 등 일부 분야에서 6개월까지 제공하던 무이자 할부를 3개월로 줄이는 등 대부분 카드사들이 할부 구매 축소에 나서고 있다”면서 “롯데카드가 하나금융지주 등 잠재적 인수후보군에 먹힐 만한 ‘셀링 포인트’를 만들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