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안팎에 무분별하게 퍼지고 있는 가짜뉴스의 원인과 대안을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원장 김영주 목사)은 10일 서울 종로구 청어람홀에서 ‘탈진실 시대, 종교와 가짜뉴스’를 주제로 포럼을 열었다.
발제자로 나선 변상욱 국민대 특임교수는 가짜뉴스의 현황을 짚었다. 변 교수는 “보수 유튜버들이 뿌린 정보를 보수신문이 기사화하는 형식이었던 가짜뉴스들이 최근 줄어들었다. 그 이유는 보수 정권이 집권에 성공했고,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보수 유튜버들에게 들어가던 후원금이 줄었기 때문”이라며 “진보 쪽도 정치 지도자를 폄훼하고 깎아내리는 뉴스를 생산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연세대 커뮤니케이션연구소 유지윤 박사는 교회 안 기독교인들이 가짜뉴스를 퍼뜨리는 이유에 대해 ‘자기보존’이라는 목적이 있다고 봤다. 그는 “보수 개신교 집단의 자기보존은 특정 정당을 지지함으로써 얻게 되는 이윤도 있겠지만 더 근본적으로는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강화하려는 욕구”며 “이를 위해 성경을 활용할 때도 사회문화적 맥락을 생략하고 자신들의 주관대로 수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학 캠퍼스에 기반을 둔 청년 보수 운동인 ‘트루스포럼’에 대한 연구결과도 이날 발표됐다. 인하대 국제관계연구소 허지영 박사가 심층 인터뷰한 트루스포럼 멤버 8명 중 7명은 자신을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소개했으며 대다수는 진정한 그리스도인이라면 보수가 될 수밖에 없다고 믿고 있었다.
허 박사는 “이 젊은 기독교 보수 활동가들은 사회정치의 문제를 종교적 신념과 결부하며 영적 전쟁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선택’의 영역인 사회정치적 이슈를 ‘옳고 그름’의 영역으로 판단하고, 자신이 옳다고 믿는 것이 유일한 진리라고 주장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배덕만 교수(기독연구원 느헤미야)는 “특정한 신념이나 이념에 과도히 심취해 ‘진실’보다 ‘자기 이념의 정당성’에 더 집착하면 거짓과 조작마저 서슴지 않게 된다. 이런 현실의 대표적인 예가 신천지의 포교전략”이라며 “보수 기독교 청년들의 정체성 형성에는 교회의 절대적인 배타성, 다양성을 거부하고 죄악시하는 환경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짐작된다. 교회는 일방적 가르침과 복종을 요구하는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박용미 기자 m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