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빛보는 ‘계획된 적자’… 쿠팡, 8년 만에 첫 분기 흑자

입력 2022-11-11 04:03

쿠팡이 로켓배송 서비스 출범 이후 8년 만에 처음으로 ‘분기 흑자’를 이뤄냈다. 7조원에 육박하는 분기 매출과 1000억원대 영업이익을 거뒀다. ‘계획된 적자’라는 이름으로 과감하게 이뤄졌던 오랜 투자가 성과물로 나타난다는 분석이 나온다.

쿠팡은 올해 3분기 매출 51억133만 달러(6조8383억원·분기 환율 1340.5원 적용), 영업이익 7742만 달러(1037억원)를 기록했다고 9일(현지시간) 공시했다. 쿠팡은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상장기업이다. 쿠팡이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3분기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5조3850억원) 대비 27% 증가했다. 원화 기준으로 사상 최대 규모다. 달러 기준 매출은 지난해 3분기(46억4470만 달러)보다 10% 늘어난 51억133만 달러다.

쿠팡은 지난해 3월 상장 이후 올해 1분기까지 2500억~5000억원대 손실을 냈다. 지난해 3분기 영업손실은 3억1511만 달러(3653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올해 2분기에 적자 폭을 6714만달러로 줄였고, 3분기에 흑자로 돌아섰다. 한국 쿠팡의 지분 100%를 보유한 쿠팡 아이엔씨(Inc.)의 김범석 의장은 “기술, 풀필먼트(통합물류), ‘라스트 마일’(최종 배송단계)을 통합한 독보적인 물류 네트워크에 지난 7년간 수십억 달러를 투자한 결실”이라며 “앞으로도 자동화 기술에 지속적으로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쿠팡은 2014년 로켓배송을 내놓으면서 무료·새벽배송 시장을 개척했다. 7년 넘게 6조원에 이르는 적자 때문에 ‘위험한 경영’이라는 비판이 받아왔다. 그러나 과감한 투자로 전국 단위 물류센터를 구축하고 네트워크를 확보했다. 시장에서는 전국 단위 로켓배송을 할 수 있게 되면서 고정 고객층을 확보했고 ‘규모의 경제’를 구축했다고 진단한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