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잦은 설화를 일으킨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이 결국 대형 사고를 쳤다. 김 대변인은 지난 8일 이재명 대표와 마리아 카스티요 페르난데즈 주한 유럽연합(EU) 대사의 접견 후 회동 내용을 이렇게 밝혔다. “대사는 윤석열정부와 북한의 대화 채널이 없어서 대응에 한계가 있는 것 같다.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 때는 긴장이 고조돼도 교류를 통해 해결책을 찾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말은 금세 거짓으로 드러났다.
보도가 알려진 후 페르난데즈 대사는 우리 외교 관계자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제 말이 오용되고 왜곡된 데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민주당 측에도 “전현직 대통령의 실명을 거론한 적도 없다”고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변인은 9일 “과거 정부와 현 정부의 대응을 비교하는 대화는 없었다”며 “혼란을 안겨드린 것에 대해 EU 대사님께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원내 제1당 대변인이 주한 외교 대사의 발언을 왜곡한 가짜뉴스를 버젓이 국민에게 전달한 것이다. 외교 문제로 비화될 뿐 아니라 국가 신뢰에도 흠집을 낸 심각한 사안이다. 이것이야말로 외교 참사다.
김 대변인은 국회의원 면책특권을 이용해 ‘아니면 말고’식 의혹 제기를 상습적으로 해 왔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민주당 의원을 따라가 악수 장면을 연출했다고 주장했지만 사실이 아니었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 장관이 변호사 30여명과 서울 강남에서 새벽까지 술자리를 했다는, 상식적으로 믿기 어려운 주장도 별 증거 없이 국정감사장에서 제기했다. 그가 팩트 확인을 생명처럼 여기는 기자 출신이고 국정 운영을 주도한 청와대의 대변인을 거쳤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아무리 진영 논리에 치우쳤다 해도 어떻게 대사가 하지도 않은 말을 지어내 정부를 공격할 수 있나. 당 대변인은 그 당의 신뢰성과 품격을 보여준다. 민주당은 김 대변인을 즉각 경질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