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7차 유행이 시작됐다는 사실을 정부가 공식 인정했다. 확진자와 중증·사망자가 일제히 증가하는 데 따른 것이다. 유행이 정점에 다다르는 다음 달 이후 하루 최대 20만명까지도 감염될 수 있다는 게 방역 당국의 관측이다.
이상민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2차장은 9일 회의에서 “코로나19 유행 규모가 4주째 증가세를 보이고 감염재생산지수도 3주 연속 ‘1’을 상회하며 겨울철 재유행이 본격화하는 양상”이라고 밝혔다.
실제 지난달 30일~이달 5일 한 주간 발생한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는 4만2476명으로 전주 대비 27.5% 증가했다.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정례 브리핑에서 “7차 유행이라고 불러도 괜찮은 상황”이라며 “현재 유행이 맞는다는 것에 대해 이견은 없다”고 했다.
중증·사망자도 확연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주 신규 위중증 환자는 281명으로 직전주보다 40명 넘게 늘었고 주간 사망자도 69명 증가한 225명이 보고됐다. 같은 기간 중환자 병상 가동률도 25.7%로 2.2% 포인트 올랐다.
전문가들은 이를 지난 2~4월 오미크론 대유행으로 형성됐던 면역이 감퇴한 영향이라고 진단한다. 이재갑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상반기 유행으로 자연면역을 얻었던 인구가 약 1700만명”이라며 “여름 유행 땐 항체 수준이 높아 재감염을 면했던 이들이 다시 걸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방역 당국은 7차 유행의 정점이 이르면 다음 달 찾아올 것이라 내다봤다. 그 규모는 하루 최대 18만명 확진됐던 올여름 유행과 비슷한 수준이거나 낮을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경우에 따라선 이런 예상을 뛰어넘어 하루 20만명씩 확진될 가능성도 열어뒀다.
변수론 신규 변이바이러스가 꼽혔다. 해외에서 세를 불리고 있는 BQ.1.1, BF.7 등의 변이가 대표적이다. 아직 국내 발생 확진자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6%~2.2% 정도지만 아직 마음을 놓을 수 없다는 얘기다. 이 단장은 “(유사 변이들이) 12월 정도면 우리나라에서도 어느 정도 우세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동절기 추가 접종과 실내 마스크 착용 등 생활방역수칙을 중심축으로 대응한다는 기조를 재확인했다. 세계보건기구(WHO) ‘우려 변이’가 새로 지정되는 것과 같은 비상 상황이 아니라면 사회적 거리두기나 입국 전후 진단검사 등을 재도입할 계획은 없다는 것이다.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6만2472명으로 수요일 기준 8주 만에 최다를 기록했다. 위중증 환자는 336명, 신규 사망자는 59명으로 집계됐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