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체질·실적 개선… 구현모, 연임 도전장

입력 2022-11-09 04:04

구현모 KT 대표이사가 3분기 실적 개선의 날개를 달고 연임에 도전한다고 공식 선언했다. 구 대표는 이동통신사인 KT를 ‘디지털 플랫폼 기업(디지코)’으로 바꾸는 체질 전환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연임이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KT는 8일 구 대표가 연임 의사를 밝힌 데 따라 이사회에서 연임 우선 심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구 대표는 지난 2020년 3월 대표이사에 공식 취임했다.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일까지가 임기다. 대표이사 후보심사위원회에서 현직자의 연임 여부를 우선 심사하는 과정을 거친다. 연임 적합의 판단이 나오면 구 대표가 단독 후보로 주주총회에 나선다. 연임 부적합 결론이 나올 경우 새 대표이사 후보군을 구성한다. 구 대표는 ‘12년 만의 내부 출신 최고경영자(CEO)’로 주목을 받았다. 연임에 성공하면, 최초의 ‘내부 출신 연임 CEO’라는 타이틀을 얻는다.

이동통신 업계 안팎에서는 구 대표가 실적 개선에 상당한 공을 세웠고, 디지코 전환에 성과를 보였다는 점에서 연임에 긍정적이라고 분석한다. 이날 KT는 올해 3분기에 매출 6조4772억원, 영업이익 4529억원을 거뒀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4.2%, 18.4% 증가한 수치다. 구 대표의 취임 직전인 2019년 4분기와 비교하면 영업이익은 3배가량 뛰었다.

인공지능(AI)을 바탕으로 하는 B2B 플랫폼 사업의 3분기 누적 수주액은 전년 동기 대비 21% 늘었다. 인공지능컨택센터(AICC) 매출은 지난해 3분기보다 91.7%나 뛰었다. 클라우드 기반 B2B 고객 대상 사업(Telco B2B)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10.9% 증가했다. KT스튜디오지니, 나스미디어 등의 콘텐츠 자회사 매출 역시 같은 기간 24.7% 늘었다. KT의 주가도 구 대표 취임 당일 1만9700원에서 이날 3만6500원으로 마감하며 상승세를 보였다.

하지만 연임 장애물이 있다. 지난해 10월에 KT 전국망 장애사건이 발생하면서 KT의 신뢰성이 떨어졌다는 비판을 받았다. 구 대표와 KT 전·현직 임원들이 2014년 5월부터 2017년 10월까지 국회의원 99명에게 불법 후원금을 지급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는 점도 발목을 잡을 수 있다. 구 대표는 약식명령(벌금 1500만원) 처분을 받았지만 불복해 정식 재판 중이다. KT는 “정관 및 관련 규정에 따라 심사할 예정”이라고 했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