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부터 두 달여간 이어진 ‘스트릿 맨 파이터’ 여정에서 참가 크루 어때, 원밀리언이 안타깝게 탈락했다. 두 크루는 지난달 25일 방영된 ‘스맨파’ 세미 파이널에서 아쉽게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스맨파’의 여정은 끝났지만 이들의 이야기는 지금부터 시작이다. 두 크루 멤버들은 밝은 표정으로 대중의 관심과 사랑에 감사를 표하며 앞으로 더 활발히 활동할 것을 예고했다.
크루 어때와 원밀리언을 지난 7일 화상으로 만났다. 리더 테드는 “지난해 ‘스트릿 우먼 파이터’가 잘 됐던 만큼 이런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 자체가 감사한 기회였다”며 “우승을 목표로 하지 않았다. 우리 팀을 보여주는 게 목표였다”고 소회를 밝혔다.
어때는 남성 댄서 크루지만 젠더리스 댄스를 주 무기로 하는 팀이다. 그간 걸리쉬 댄스를 추는 남성 댄서에 대한 편견이나 부정적 인식도 많았다. 어때는 ‘스맨파’를 통해 이런 편견을 깨고 걸리쉬 댄스의 저변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런 반응에 감사해하면서도 어때 멤버들은 더 노력하겠다며 의지를 다졌다. 멤버 킹키는 “우리가 지금은 이런 춤을 추면서 ‘여성스러운 게 아니에요’라는 말을 하고 있으나 앞으로는 이런 스타일이 더 자연스러워져서 장르를 깼다는 말 자체가 없게끔 하겠다”고 강조했다.
테드는 “우리 팀을 보면 힐링된다는 말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힘드신 분들이 우리 무대를 봤을 때 긍정적인 힘을 얻고 웃을 수 있도록 하는 게 우리 팀의 힘”이라며 웃었다. 킹키도 “누군가에게 힘이 될 수 있다는 걸 느끼면서 우리도 힘을 받았다”고 말했다.
같은 날 탈락한 크루 원밀리언 역시 비록 아쉬움은 남지만 ‘스맨파’ 자체가 소중한 경험이었다고 돌아봤다. 원밀리언의 멤버 니노는 ‘스맨파’ 출연 소회를 묻자 “직업적으로 댄서에 대한 인식이 괜찮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 걸 느꼈다”며 “우리 세대뿐만 아니라 밑에 세대들에게도 동기부여 할 수 있는 힘이 된 것 같다”고 언급했다.
원밀리언은 멤버 전원이 댄서이면서 안무가다. 엑소, 세븐틴 등의 안무를 만들면서 K팝의 부흥기를 이끌었다. 멤버 루트는 “팀원 모두가 무대 연출, 구성, 안무 경험이 있기 때문에 무대의 작품성과 완성도가 우수했던 것이 우리 팀의 무기였다”고 전했다.
크루명은 이들이 속한 댄스 스튜디오의 이름이다. 원밀리언으로 참가한 팀원들은 이 스튜디오에서 대표로 선발돼 나온 이들이다. 그래서 부담감이 컸다고도 털어놨다. 부리더 최영준은 “내 나이가 서른아홉이다. 여태껏 해 온 게 많다 보니 (경연에) 나가게 되면 무조건 잘하는 모습만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을 느꼈다”며 “그래도 출연을 결심한 건 발전과 배움을 위해서였다. 우리의 스펙트럼을 넓힐 수 있는 기회라고도 생각했고 잘하는 댄서들과 겨루고 싶은 본능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 역시 ‘스맨파’를 하는 동안 원밀리언의 춤이 누군가에게 힘이 된다는 말을 들을 때 가장 기뻤다고 했다.
‘스맨파’의 여정은 끝났지만 두 크루 모두 지금 얻은 인기를 이어가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해나갈 계획이다. 이들은 오는 19일부터 ‘스트릿 맨 파이터 온 더 스테이지’ 콘서트 전국 순회도 앞두고 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