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월 군부 쿠데타로 시작된 ‘미얀마의 비극’은 현재진행형이다. 미얀마 민간 전략정책연구소인 ISP 미얀마가 지난달 28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군부의 폭정 탓에 그간 숨진 민간인이 최소 7158명에 달한다. 군부의 유혈 진압이 이어지면서 미얀마엔 하루아침에 고아가 돼 버린 아이도 부지기수다.
최근 웨슬리사회네트워크(단장 김찬호 목사, 사무총장 황윤선 장로)가 시작한 이색 프로젝트는 기구한 상황에 처한 미얀마 아이들을 돌보기 위해 시작됐다. 웨슬리사회네트워크는 한국교회 성도에게 기증받은 중고 장난감을 미얀마 아이들에게 전달하는 행사를 열고 있는데, 그 중심엔 이 단체 사무국장인 이주헌(사진·김포 무지개교회) 목사가 있다.
이 목사는 8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미얀마 아이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보내고 싶었다”며 “한국교회의 많은 성도가 이 사역에 관심을 가져 달라”고 요청했다. 이 목사가 ‘장난감 선물 프로젝트’를 떠올린 것은 지난 5월이었다. 당시 기독교대한감리회 중부연회는 전쟁과 군부 쿠데타로 각각 고통받는 우크라이나와 미얀마 국민을 위해 성금 총 1억원을 모아 현지에서 사역하는 선교사 등에게 전달했다. 전달식에서는 중부연회 감독이던 정연수 목사가 설교자로 나섰는데, 정 목사는 당시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었다고 한다. “아버지가 과거 보육원 원장이었는데, 보육원생들이 신기한 장난감을 갖고 놀 때가 많았다. 알고 보니 미국 교회에서 온 선물들이었다.”
이 목사는 설교를 듣고 이번엔 한국이 미얀마에 사랑을 전할 기회라고 생각했다. 이 목사는 지난 4일 그간 기증받은 장난감을 상자 6개(총 100㎏)에 담아 ‘1차 선물’을 보냈다. 프로젝트는 오는 25일까지 계속된다. 이 목사는 “한국교회 선물 통해 미얀마 아이들이 누군가로부터 사랑받는 존재라는 사실을 깨달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