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타 3점포 대역전극… SSG 김강민이 쓴 ‘9회말 드라마’

입력 2022-11-08 04:07
SSG 랜더스 베테랑 김강민이 7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2-4로 패색이 짙던 9회말 대타로 나와 역전 스리런포를 때린 뒤 두 팔을 번쩍 들고 있다. 이 홈런 한 방으로 SSG는 시리즈 전적 3승 2패를 마크, 한국시리즈 우승에 단 1승 만 남겨두게 됐다. 연합뉴스

SSG 랜더스가 9회말 대타 김강민의 끝내기 스리런포로 대역전극을 쓰며 키움 히어로즈에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SSG는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 우승까지 단 1승만 남겨두게 됐다.

SSG는 7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KS 5차전에서 키움을 5대 4로 꺾고 KS 전적 3승 2패로 앞서갔다. 김강민과 최정의 홈런 두 방이 만든 대역전승이다.

SSG는 1회초부터 선발 김광현이 흔들리며 어려운 경기를 했다. 2사 2, 3루에서 김태진에게 적시타를 맞고 0-2로 끌려갔다. 2회에는 키움 송성문의 2루타와 신준우의 볼넷, 김혜성의 중견수 앞 1루타로 무사 만루 빅이닝을 내줄 뻔했지만 희생플라이로 한 점만 내준 뒤 전병우를 병살 처리하며 한숨을 돌렸다. 6회초에는 1사 2루 상황에서 김혜성에게 적시타를 맞고 0-4까지 벌어졌다.

SSG 타선은 키움 선발 안우진에 꽁꽁 묶였다. 4회까지는 볼넷 하나로 출루했을 뿐 단 하나의 안타도 치지 못했다. 5회말 첫 안타를 치며 득점 찬스를 맞았지만 병살타로 기회를 놓쳤고, 6회 2사 만루 상황에서도 라가레스의 뜬공으로 이닝이 종료됐다.

잠잠하던 SSG 타선은 8회말에야 터졌다. 최지훈이 유격수 땅볼 실책으로 1루에 출루하자 최정이 김재웅의 초구 슬라이더를 걷어 올려 투런 홈런을 쳤다. 최정은 이날 홈런으로 KS 최다 홈런 타이기록(7개)을 썼다.

SSG는 9회말 마침내 대역전극을 썼다. 선두타자 박성한이 볼넷으로 출루한데 이어 최주환이 투수 최원태와의 끈질긴 승부 끝에 10구째에 우익수 1루타를 치며 무사 1, 3루 기회를 만들었다.

SSG는 김강민을 대타로 내세우며 승부수를 던졌다. 김강민은 투스트라이크 노볼로 끌려갔으나 세 번째 공을 좌익수 뒤 3점 홈런으로 연결시키며 5대 4 역전승을 이끌었다. 대타 끝내기 홈런은 KS 사상 처음이고, 플레이오프(PO)에선 1996년 쌍방울 박철우 이후 두 번째다. 김강민은 또 포스트시즌 최고령(40세 1개월 25일) 홈런 기록도 썼다.

SSG는 경기 전 이례적으로 KS 도중 김원형 감독과의 재계약을 전격 발표했는데, 김 감독은 승리로 화답했다. SSG 관계자는 “현장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조치”라며 “계약 조건은 향후 협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키움 선발 안우진은 6이닝 동안 6탈삼진 2피안타 4볼넷 무실점으로 호투했지만 불펜이 무너지면서 승리를 놓쳤다. 양 팀은 8일 같은 장소에서 KS 6차전을 치른다. 선발은 윌머 폰트(SSG)와 타일러 애플러(키움)가 나선다.

인천=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