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철도공사(코레일) 직원이 열차 연결·분리 작업 중 사망한 데 이어 무궁화호 열차 탈선 사고가 연이틀 벌어지면서 철도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직원뿐 아니라 승객 안전까지 위협받는 상황까지 직면하면서 코레일이 안전 관리 대책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6일 오후 8시52분쯤 영등포역에 진입하던 무궁화호가 탈선하면서 승객 34명이 경상을 입었다. 사고 수습으로 이날 오후까지 용산역과 영등포역에는 모든 KTX와 일반 열차가 정차하지 않았다. 당초 오후 4시 종료를 목표로 진행했던 복구 작업은 오후 5시30분까지 이어졌다.
정부는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를 통해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지만 원인 규명에는 최소 한 달 이상의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사고와 관련한 최종 보고서인 철도사고조사보고서가 나오는 데는 통상 1년 가까이 걸린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7일 “선로전환기에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시험해 보니 전환기에 문제가 있던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당시 전환기가 오작동했는지 등 탈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관차를 제외한 객차 6칸이 탈선한 만큼 선로나 차체에 문제가 있었을 가능성도 있다. 선로나 차량이 문제가 있었다면 유지보수 책임이 있는 코레일에 사고 책임을 물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에 사고가 난 무궁화호는 운행한 지 오래됐기 때문에 차량 제작 결함 등에 문제를 삼기는 어려울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코레일 관계자는 “차량 정비나 선로 유지보수 책임은 코레일에 있기 때문에, 유지보수나 정비의 문제라면 코레일이 책임져야 할 것”이라며 “사고 수습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는 다행히 철로가 역사에 진입하면서 속도를 10~20㎞ 정도로 낮춰서 운행했기 때문에 경상자만 나왔지만, 자칫 큰 사고로 이어졌을 수 있다. 경상자 중 1명은 입원한 상태다.
국토부는 지난 3일 철도안전 비상대책 회의를 열고 철도 안전 체계를 원점에서 재검토하라고 지시했지만 연달아 사고가 발생하자 당혹해하는 분위기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사고가 끊이지 않는 코레일은 하나에서 열까지 모든 것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코레일은 지난해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 E등급을 받았다. 반복되는 철도 사고로 재난 및 안전관리에서 최하 등급을 받은 탓이다. 나희승 코레일 사장은 지난 3월 대전 열차 검수고에서 발생한 직원 사망 사고에 대해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입건됐다.
세종=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