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지방시대] “2027 하계U대회 유치하라”… 충청권 ‘결전의 날’ 임박

입력 2022-11-08 00:13
2027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충청권공동유치위원회가 지난 8월 충청지역을 방문한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 평가단에게 유치를 희망하는 100만인 서명부를 전달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충청권공동유치위 제공

2027 하계 세계대학경기대회를 향한 충청권의 도전 결과를 확인할 시간이 임박해 왔다. 충청권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은 12일 본부가 있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집행위원회 총회를 열고 2027년 하계 세계대학경기대회 개최지를 결정한다. 투표 결과는 한국시간으로 오후 8시쯤 발표될 예정이다. 집행위원은 총 28명, 공석인 회장과 아시아 유럽 오세아니아 아프리카 아메리카 등 대륙별 대표자 5명은 투표에 참여하지 않아 집행위원 22명의 다수결로 대회 개최국을 결정한다.

전 세계 대학인의 스포츠 축제인 세계대학경기대회는 하계와 동계로 구분해 2년마다 개최하는 종합대회다. 1928년 파리에서 1회 대회를 개최했다. 올림픽 1년 전에 개최돼 선수들의 기량을 점검하는 전초전으로 여겨진다. 2020년 7월 유니버시아드에서 세계대학경기대회로 명칭을 변경했다. 전 세계 150개국 1만5000여명의 선수단과 임원, 미디어 등이 참여한다.

우리나라는 1997년 무주·전주 동계 유니버시아드를 시작으로 2003년 대구 하계 유니버시아드, 2015년 광주 하계 유니버시아드 대회를 개최했다.

2027 하계 세계대학경기대회 충청권공동유치위원회는 대회 유치에 성공할 경우 충남 천안·아산·보령, 대전, 세종 충북 청주·충주 등 충청권 7개 도시에서 경기를 치른다는 구상이다. 개회식은 대전, 폐회식은 세종에서 열린다. 선수촌은 세종에 들어선다. 청주 오송에 1만석 규모의 실내체육관이 신설된다.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은 경제적 파급효과 2조7289억원, 취업유발효과 1만499명으로 추정하고 있다.

충청권은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 의지와 주민들의 뜨거운 열망 등이 강점으로 꼽힌다. 충청권에 70여개 대학교가 밀집해 대회를 열기에 최적지이고 산업·경제·사회·문화적 측면에서 기대 효과가 크다는 장점도 있다. 스포츠 인프라 개선과 도시기반 확충, 교통 활성화, 대회 개최를 통한 고용·경제 생산효과도 기대된다.

반면 노스캐롤라이나에 비해 국제적인 도시 인지도가 낮고 경기장 등 인프라가 부족한 점은 약점으로 꼽힌다. 2015년 광주에 이어 국내 네 번째 개최에 도전하는 충청권 공동유치위는 섣부른 낙관론을 경계하고 있다.

충청권 공동대표단은 10일 벨기에 브뤼셀로 향한다. 대표단은 충청권 4개 시·도 지사, 시·도의회 의장, 시·도 체육회장,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 관계자 등 78명으로 구성됐다. 네덜란드 스마트팜 벤치마킹을 위해 하루 먼저 출국하는 김영환 충북도지사와 황영호 충북도의장은 투표 전날 대표단과 합류한다.

공동대표단은 브뤼셀 현지에서 막바지 홍보전을 펼친다. 홍보 부스를 마련하고 투표권을 가진 집행위원들을 상대로 표심을 공략한다. 후보 도시 최종 프리젠테이션(PT)에서는 충청권 소개, 대회 기본 운영 계획 등을 소개한다.

충청권공동유치위 관계자는 7일 “정부와 지자체의 관심, 지원 속에 재정적인 면에서 충청권이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보다 우위에 있다”며 “풍부한 국제대회 개최 경험과 테러 위험성이 낮은 점도 강점”이라고 말했다.

김영환 충북도지사 인터뷰
“세계에 충청의 저력 알리는 효과적 이벤트 될 것”

“2027 하계 세계대학경기대회 충청권 유치는 세계에 충청의 저력을 알리는 가장 효과적인 이벤트가 될 것입니다.”


김영환(사진) 충북도지사는 7일 국민일보 인터뷰에서 “대회를 유치한다면 충청권의 국내외 브랜드 인지도 향상과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을 갖춘 도시로 탈바꿈할 것”이라며 “각종 교통 인프라 보완을 통해 전국 1일 생활권의 중심이자 국내 최대 단일 경제권으로 부상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신규 경기시설 신축을 최소화하고 기존 경기기설을 중심으로 활용하는 저비율·고효율 국제대회로 치러질 것”이라며 “충청권 4개 시·도가 공동 개최하는 만큼 각 지자체별로 부담할 비용은 771억원 정도”라고 강조했다.

2027 하계 세계대학경기대회 예산은 국비 1744억원 등 5812억원으로 추정된다. 대회수입 981억원을 제외하면 지방비는 3087억원이다. 4개 시·도 공동 개최로 한 광역자치단체가 771억원을 지원하면 된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이 2조2000억원, 2015년 광주 유니버시아드가 6190억원으로 치러졌다.

그는 “과거처럼 과다한 투자로 시설을 낭비하고 도시재생을 망치는 사례를 만들지 않도록 준비하고 있다”며 “66개 경기장 중 딱 한 개만 새로 짓고 나머지는 기존 시설을 충분히 재활용하겠다”고 설명했다.

김 지사는 “국제대회 유치에 따른 광역교통망 정비는 지역사회 통합의 큰 마중물이 될 것”이라면서 “KTX 오송역과 대전역 등의 교통수요가 향상되고 중부권 유일의 국제공항인 청주공항의 위상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충청권이 개최도시로 선정되면 스포츠 인프라 향상과 미래성장 동력 창출의 계기가 될 것”이라며 “대한민국과 충청의 국제적 위상을 높일 수 있도록 2027세계대학경기대회 유치에 총력을 다 하겠다”고 덧붙였다.

청주=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