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수 감소하는데, 기독 대안학교가 살 길은 …

입력 2022-11-07 03:03
우후죽순 난립한 기독 대안학교에 대한 우려 속에서 ‘기독 대안학교 공동운영’ 방안이 대안으로 제시됐다. 사진은 한 대안학교에서 학생들이 함께 공부하는 모습. 국민일보DB

‘검증 거친 기독 대안학교를 함께 운영하자.’

우후죽순으로 난립한 기독 대안학교의 존립 방안으로 건강한 기독 대안학교를 공동운영하는 컨소시엄 구성 방안이 제시됐다. 교육선교자원의 낭비를 줄이고 기독교 교육에 대한 사회적 불신을 해소하며 대안학교 간 지나친 경쟁에 따른 공멸을 막자는 취지에서다.

사단법인 글로벌선진학교(이사장 남진석)는 지난 4일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기독 대안학교 청사진을 제시했다. 2003년 개교한 글로벌선진학교는 정부인가를 받은 기독 중·고등학교다. 충북 음성과 경북 문경, 세종시, 미국 펜실베이니아 등에 캠퍼스를 세웠고 아이비리그를 비롯한 해외 명문 대학에 2000여명의 동문을 배출했다.

간담회에선 위태로운 기독 대안학교의 현실이 조명됐다. 한국대안교육학회에 따르면 2017년 전국 대안학교를 전수조사한 결과 미인가 대안학교는 약 540곳이었다. 이 가운데 최소한의 관리가 되고 있는 학교는 130곳이었다. 4곳 중 3곳은 존립이 우려된다는 얘기다. 5년이 지난 현재 전국 미인가 대안학교는 1000곳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문제는 저출산 심화에 따른 급격한 학령인구 감소현상을 대안학교들이 버텨내겠냐는 것이다. 2021년 현재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0.81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최하위다.

이 같은 상황에서 무분별한 학교 설립은 교육선교자원의 낭비와 기독교 교육에 대한 사회적 불신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나아가 대안학교 간 지나친 경쟁 구도가 형성되면서 사라지거나 통폐합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에 남진석 글로벌선진학교 이사장은 “저마다 학교를 추가로 설립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운영과 성과 부분에서 충분히 검증받은 글로벌선진학교를 공동으로 운영하자”고 제안했다. 이른바 ‘기독대안학교 공동운영 컨소시엄’ 구성안이다.

이 안은 기독 대안학교의 뜻을 같이하는 개별교회로부터 학교 교육과 관련한 연례기여금을 받은 뒤 개별교회의 응시 학생들에게 파격적인 장학 지원을 하는 방식이다. 컨소시엄에 참여한 교회가 학교를 설립한 것과 동일한 효과를 갖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매년 1억원씩 기여하는 교회가 20곳이 모이면 40~50명의 교사 인건비도 해결될 수 있어 양질의 교육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게 남 이사장의 설명이다.

남 이사장은 “다수의 대안학교 설립 주체들이 공동으로 투자해 교육 만족도를 높이면서 학생들에게는 저비용 고효율의 교육을 제공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최경식 기자 k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