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오부치 정신으로 돌아가 한·일 관계 정상화”

입력 2022-11-04 04:07
한일의원연맹 간사장인 윤호중(오른쪽)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일한의원연맹 간사장인 다케다 료타 일본 자유민주당 중의원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한일·일한의원연맹 합동총회 폐회식에서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일의원연맹과 일한의원연맹이 3일 서울에서 합동총회를 열었다. 코로나19 사태로 중단됐다가 3년 만에 열린 행사에서 한·일 의원들은 양국 관계 개선 필요성에 공감하며 북핵 위협에 맞서기 위한 한·일 안보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이날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일·일한의원연맹 합동총회에서 아이보시 고이치 주한 일본대사가 대독한 축사를 통해 “규범에 근거한 국제질서가 위협받고 있는 현재 한·일, 한·미·일 협력이 지금만큼 중요한 시기는 없다”고 밝혔다.

기시다 총리는 “북한의 활발한 핵·미사일 활동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2년 반에 걸친 코로나19 위기, 에너지·식량 위기와 이에 따른 물가 상승 등 국제사회는 역사적 분수령을 맞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국제사회의 다양한 과제 대응에 협력해 나가야 할 중요한 이웃 나라”라며 “국교 정상화 이후 구축해온 우호 협력 관계에 기반해 양국 관계를 건전한 관계로 되돌리고 발전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본 정부는 한국 정부와 긴밀하게 의사소통해 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기시다 총리는 이태원 참사 희생자에 대한 애도의 뜻도 전했다. 합동총회에 참석한 한덕수 국무총리도 “이태원에서 발생한 불의의 사고로 일본인 두 분이 유명을 달리하셨다”며 “유족분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축사에서 “북한의 계속되는 무력 도발은 동북아를 넘어 세계 평화를 위태롭게 한다”며 “우리 정부는 일본과 함께 세계 자유와 평화와 번영을 위협하는 이런 도전에 지혜롭게 맞서 나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한일의원연맹 회장인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분단 이후 처음으로 북한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해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한국과 일본 방향”이라며 “핵보유국 북한과의 대치는 이제 피할 수 없는 숙명이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일 간 경제 및 안보협력이 절실하게 요청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양측 연맹 소속 의원들은 국회의원회관으로 자리를 옮겨 안보외교와 경제과학 등 5개 상임위별로 합동회의를 열고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한·일 의원들은 공동성명에서 “김대중·오부치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 정신으로 되돌아가 양국 관계를 조속히 정상화시켜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한·일 의원들은 또 양국 간 현안 해결을 위한 정상회담을 각 정상에게 요청키로 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