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군이 2일 전투력 향상 목적으로 개최한 유도탄 사격대회에서 지대공 미사일 발사에 잇따라 실패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사격대회에서 국산 중거리 유도무기인 ‘천궁’ 1발은 비행 중 공중 폭발했다. 또 ‘패트리엇(PAC2)’ 요격미사일은 발사 직전에 오류가 포착돼 발사가 취소됐다. 이날 실사격은 가상의 적 공중 위협을 시현한 무인표적기를 실제 유도탄으로 격추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북한은 2일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넘기는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을 포함해 동·서해상에 미사일 총 25발을 무더기로 발사했다. 같은 날 우리 군은 연이어 미사일 발사에 실패한 셈이다.
특히 지난달 현무-2C 탄도미사일 낙탄 사고에 이어 미사일 실패가 이어지면서 북한 핵·미사일 도발에 대응하는 ‘한국형 3축체계’에 구멍이 뚫린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3일 공군에 따르면 충남 보령 대천사격장에서 2일 진행된 ‘2022년 유도탄 사격대회’에서 천궁은 발사 후 약 10초간 연소하면서 연료를 모두 소진한 뒤 해상으로 25㎞쯤 날아가 폭발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발사 전 유도탄이 비정상으로 확인돼 예비탄으로 교체 후 사격했으나 25㎞ 비행 후 신호 불량으로 자폭 처리됐다”고 설명했다. 군 관계자는 또 “중간 단계에서 유도탄과 사격통제 레이더 간 교신이 계속 이뤄져야 하는데, 그 부분이 불안정했다고 추정하고 있다”며 “요격 미사일은 교신이 불안정한 상태로 특정 시간이 지나면 지상에 충돌하지 않도록 안전 목적상 공중에서 폭파하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천궁은 2017년 전력화 이후 지난해까지 17발 모두 발사에 성공했다. 이번이 첫 실패 사례로 기록됐다. 국방과학연구소(ADD)와 제작 업체는 교신 불량 등 구체적인 폭발 원인을 분석하고 있다고 군은 밝혔다.
같은 대회에서 패트리엇 요격미사일 1발은 발사 직전 오류가 포착돼 발사가 진행되지 않았다. 애초 계획됐던 2발 중 첫발은 발사에 성공했지만 나머지 한 발은 사격이 취소된 것이다. 군 관계자는 “둘째 발에서 사격통제레이더를 모니터하는 가운데 레이더에 ‘폴트(오류)’가 떴다”고 설명했다. 패트리엇 요격미사일은 앞서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23차례 발사됐고 그중 22차례 정상 비행해 요격이 이뤄졌다.
최근 북한의 고강도 도발이 연이어 이어지는 상황에서 우리 군의 핵심 무기체계가 제 기능을 못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달 4일 북한의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발사에 대응해 우리 군이 쏘아 올린 현무-2C 탄도미사일 1발이 발사 직후 비정상 비행을 하다 강릉 소재 군 기지 내부 골프장에 추락하는 사고가 벌어졌다. 하루 뒤인 5일 새벽에는 북한 도발에 대한 대응사격으로 동해상에 발사된 에이태큼스(ATACMS) 2발 중 1발이 비행 도중 추적 신호가 끊기기도 했다.
신용일 기자 mrmonst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