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들리면 두드려 주세요”… 봉화 광산 매몰 내시경 수색

입력 2022-11-04 04:03
구조 당국 관계자들이 3일 경북 봉화군 아연광산 매몰사고 현장에서 시추공을 통해 삽입된 내시경을 통해 갱도 수색을 하고 있다. 뉴시스

경북 봉화 광산 매몰사고 발생 9일째인 3일 시추기가 구조 예상지점에 도달해 매몰자 2명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는 지점에 신호를 보냈다. 구조 당국은 이날 오전 시추공 두 곳이 갱도까지 관통하면서 내시경 투입이 이뤄지자 구조인력을 추가로 투입하는 등 총력전에 나섰다.

오전 5시쯤 시추기 3호공이 구조예상지점에 도달했고, 오전 7시쯤부터 내시경으로 생존자 확인에 들어갔다. 또 3호공에서 30m 거리의 4호공도 구조예상지점에 도달해 사고 갱도와 연결됐다.

구조 당국은 오전 9시쯤부터 시추공을 통해 고립된 작업자들에게 “구조대입니다. 목소리가 들리거나 불빛이 보이면 소리를 좀 질러 보세요” “목소리가 안 나오면 돌을 들고 두드려 주세요”라는 말을 큰소리로 반복했다. 이어 “두 사람이 먹을 수 있는 미음을 내려보낼 겁니다. 천천히 드시고 힘내십시오. 5분 뒤에 야광등을 넣어드릴 겁니다”라고도 했다. 하지만 지하갱도에서는 아무런 반응이 감지되지 않았다.

구조 당국은 “구조 예상지점에 관통된 3호공에 내시경 카메라를 투입했고 갱도 내 공간은 보였지만 매몰자는 확인되지 않았다”며 “4호공을 통해서도 교신을 시도했지만 아직까지 반응은 없다”고 말했다.

구조 당국은 3호공 및 4호공에 식염포도당과 진통제, 해열제, 보온덮개 등을 내려보냈다. 이 과정에서 4호공 쪽에서 소리가 들렸으나 물소리로 확인됐다.

내시경 카메라로 확인한 사고 갱도 내부 모습은 펄이 밀려들어왔던 흔적은 없었고, 일정한 공간도 확보된 상태였다. 지하수도 확인됐다.

구조 당국과 가족들은 현재 작업 중인 7호공 시추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당시 매몰 작업자들이 작업했던 곳과 가까운 데다 사고가 났을 때 그쪽으로 대피했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구조 당국은 지난달 26일 사고 발생 이후 29일부터 매몰자 생존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갱도 내 구조예상지점까지 지상에서 지하로 구멍을 뚫은 시추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구조 당국은 이들을 구출하기 위해 제2수직갱도부터 선로를 깔며 진입로를 만들고 있다.

제2수직구갱 3편 갱도는 이날 폐쇄된 지점까지 20m만을 남겨놓게 됐다. 광차가 3편 갱도의 레일을 운행하면서 나머지 20m 구간에 있는 암석 등을 제거하면 막혀 있는 지점을 뚫는 장비가 투입된다. 구조 당국은 막혀 있는 갱도 거리가 30m 정도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봉화=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