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참사 직전 현장 들렀다던 용산구청장은 귀갓길?

입력 2022-11-04 04:06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지난달 29일 저녁 상황 점검차 ‘이태원 퀴논길’을 두 차례 들렀다고 설명했지만, 해당 장소는 박 구청장 자택 인근인 것으로 파악됐다. 경남의 부친 고향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했다가 퀴논길을 거쳐 귀가한 동선을 두고 “현장을 둘러봤다”는 식으로 설명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3일 국민일보 취재 결과 박 구청장의 집은 이태원 퀴논길로부터 약 70m 떨어진 골목에 위치하고 있다. 참사 현장으로부터는 직선거리 기준 130m 거리다. 박 구청장의 집에서 인근 대로로 나가기 위해서는 퀴논길을 거쳐 갈 수밖에 없는 구조다.

구청 측은 박 구청장의 참사 당일 행보에 대해 “지방 일정을 다녀와 구청 근처에 내려 퀴논길을 걸었다. 마침 지나가면서 이태원 현장을 봤다”고 설명했다. 다만 “순시나 순찰 목적은 아니다”고 했다. 오후 8시20분과 오후 9시쯤 2차례 퀴논길을 방문해 상황을 점검했다는 취지였다. 참사가 벌어지기 각각 2시간5분, 45분 전쯤이다. 당시 박 구청장은 별다른 조처 없이 귀가했다.

참사 현장인 해밀톤 호텔 주변은 인파가 가장 많이 몰리는 곳이고, 퀴논길에서는 도보로 3~4분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하지만 이곳을 방문하진 않았다. 구청 관계자는 “주말 저녁 개인일정이어서 구체적인 경위를 파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박 구청장과는 연락이 닿지 않았다.

앞서 박 구청장은 참사 당일 “첫 보고를 받고 6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오후 10시53분 보고를 받고 10시59분쯤 현장에 도착했다는 얘기다. 소방 당국에 첫 신고가 접수된 지 44분이 지난 후였다.

김판 송경모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