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의심자 61명… 속 곪는 학교급식 조리사

입력 2022-11-04 04:06
충남도교육청 관계자가 아산의 한 초등학교 급식노동자들에게 배낭형 작업환경 측정기를 착용시키고 있다. 충남도교육청 제공

학교 급식실 노동자 61명이 폐암 의심 진단을 받고, 10명 중 2명은 폐에 이상 소견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 당국이 급식실 노동자를 대상으로 진행 중인 건강검진 전수조사 중간 결과다. 급식 노동자들은 열악한 노동 환경 개선을 요구하며 총파업을 예고했다.

3일 국회 교육위원회 서동용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광주 대구 울산 경북 충남 전남 6개 시·도교육청 학교 급식실 노동자 폐암 검진 중간 결과에 따르면 검사자 8301명 중 61명이 폐암 의심 진단을 받았다. 충남 17명, 전남 14명, 광주 10명, 경북 8명, 대구 7명, 울산 5명 순이었다. 이들을 포함해 검사자의 19.9%(1653명)는 폐에 양성 결절이 있거나 추적 검사가 필요한 상태 등 이상 소견을 받았다.

지난해 2월 학교 급식실 노동자들이 폐암을 산업재해로 인정받은 뒤 교육부와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은 전수조사를 벌이고 있다. 경력 10년 이상이거나 55세 이상인 급식실 노동자 등을 대상으로 폐 건강 등을 조사하고 있다. 광주 등 6개 시·도교육청이 올해 검사를 완료했고, 다른 지역은 현재 검사가 진행 중이다. 모든 교육청은 검사 결과를 내년 2월 28일까지 교육부에 제출할 예정이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은 이날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증언대회를 갖고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노조는 급식실 노동자 중 폐암 의심자가 61명이 나온 것은 일반인(55∼59세)의 암 발생률과 비교했을 때 약 11배 정도 높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환기시설 개선, 정기적 폐암 건강검진 실시, 노동조합·고용노동부·교육부(교육청) 3자 협의체 구성 등을 요구하며 오는 25일 총파업을 예고했다.

이도경 교육전문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