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만으론 생계 어려워… 일 놓을 수 없는 고령자들

입력 2022-11-03 04:05

연금을 받는 고령자 가운데 일을 놓지 못하는 비중이 절반에 이른다. 월 평균 연금 수령액이 은퇴 후 최소 생활비의 60%정도에 그쳐 생계를 잇기 위해 일을 할 수밖에 없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올해 5월 기준으로 연금을 받으면서도 일하는 55~79세 고령인구가 370만3000명으로 집계됐다고 2일 밝혔다. 2017년 5월(252만4000명)보다 46.7% 증가했다. 전체 연금 수령자(745만6540명) 가운데 49.7%가 일을 하는 것이다. 고령자들이 은퇴 후에도 일을 계속하는 건 연금만으로 생활비를 충당할 수 없어서다. 55~79세 고령인구의 68.5%는 장래에도 근로를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이유로 생활비에 보탬(57.1%)이라는 답이 가장 많았다. 국민·기초·개인연금 등을 모두 포함한 공·사적연금의 월평균 수령액은 2인 기준 138만원에 불과했다. 지난해 말 통계청 가계금융복지조사에서 조사한 ‘은퇴 후 최소 생활비’(월 216만원)의 64% 수준이다.

은퇴 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고령자들은 창업으로 내몰렸다. 2017~2021년 15세 이상 전체 자영업자 수가 3.2% 감소했지만, 60세 이상 자영업자는 21.4% 늘었다. 특히 지난해에 60세 이상 자영업자 10명 중 9명(87.2%)은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로 나타났다. 60세 이상의 ‘나홀로 자영업자’는 2017년 137만1000명에서 2021년 168만5000명으로 22.9%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 나홀로 자영업자의 평균 증가율(2.3%) 대비 10배에 달한다. 또한 월평균 영업이익이 최저임금보다 낮은 소상공인 비중(2019년 기준)이 60세 이상에서 가장 높았다. 전경련은 대다수 고령 자영업자들이 부족한 창업자금을 가지고 급박하게 사업을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