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또 동해와 서해로 미사일을 최소 17발 발사했다.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한 발은 동해 북방한계선(NLL) 이남 우리 영해 인근 공해상에 떨어졌다. 울릉도에는 공습경보가 발령돼 주민들이 대피했다. 얼마 전 9·19 군사합의로 사격이 금지된 서해 NLL 이남 해상완충구역으로 방사포를 쏘더니 도발의 강도를 더 높인 것이다. 게다가 우리는 지금 이태원 참사로 숨진 이들을 위한 국가애도기간을 보내고 있다. 최소한의 인간적 고려조차 무시한 반인륜적인 도발인 셈이다. 북한은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무모한 행동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
지금 북한의 무력 도발은 노골적인 대남 협박이다. 6차례 핵실험을 마친 북한은 과거와 달리 거침없이 행동한다. 한·미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이 시작돼 F35B 전투기, U2 고공정찰기 등 미국의 전략자산이 대거 한반도에 전개됐는데도 주저하지 않았다. 지난 9월에는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가 동해에 있는데도 탄도미사일을 쐈다. 과거 한·미 연합훈련이 시작되면 말로는 요란하게 비난하면서도 실제로는 잔뜩 움츠렸던 것과 다른 모습이다. 그러나 핵을 앞세워 긴장도를 최대한 끌어올리겠다는 속셈은 바뀌지 않았다. 그러다가 진짜 핵무기를 사용하면 어떻게 하느냐는 의심이 커지게 하자는 뻔한 수법이다.
이럴 때일수록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 우리 군은 전투기를 즉각 출동시켜 원산 인근 공해상에 공대지미사일 3발을 정밀폭격함으로써 핵무기 사용 운운하며 벌이는 도발이 아무 소용이 없다는 사실을 북한에 명확히 보여줬다. 앞으로 어떤 상황에서도 압도적인 군사적 우위를 보여줘야 한다. 동시에 실질적 핵 억지력 확보에 주력해야 한다. 오늘 시작되는 한·미 안보협의회(SCM)에서 확장억제 실행력을 강화해 섣부른 오판은 정권의 종말을 가져올 뿐이라는 점을 각인시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