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일본 프로야구 정규리그에서 각각 홈런 신기록을 세웠던 두 홈런왕이 가을야구에서는 닮은꼴 부진을 겪으면서 시즌을 마무리했다. 미국 뉴욕 양키스의 애런 저지와 일본 야쿠르트 스왈로즈의 무라카미 무네타카는 포스트시즌에서 개인 부진과 팀의 우승 실패라는 동병상련을 겪었다.
무라카미가 속한 야쿠르트는 지난달 30일 일본 도쿄도 메이지 진구 야구장에서 열린 오릭스 버팔로스와의 일본시리즈 7차전에서 4대 5로 져 시리즈 전적 2승 1무 4패로 준우승에 머물렀다.
4번 타자였던 무라카미는 일본시리즈 7경기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일본시리즈 동안 타율 0.192(26타수 5안타) 1홈런 5타점 4득점을 기록했다. 무라카미는 정규리그 타율 0.318, 홈런 56개, 타점 134개로 역대 최연소 타격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했지만, 단기전인 일본시리즈에서는 이 같은 활약은 하지 못했다. 특히 올 시즌 56호 홈런을 기록하며 1964년 오 사다하루(55홈런)를 넘어 일본인 타자 최다홈런 신기록을 달성했지만 일본시리즈에서는 홈런 1개에 그쳤다.
애런 저지는 양키스가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ALCS)에서 4전 전패하면서 월드시리즈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 저지는 올 시즌 62호 홈런으로 1961년 로저 매리스가 세운 아메리칸리그 홈런 기록(61개)을 61년 만에 경신했다.
하지만 포스트시즌에서는 ‘홈런왕’의 위용을 찾을 수 없었다. 저지는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타율 0.139, 3타점, 2홈런으로 부진했다. 특히 휴스턴과의 챔피언십시리즈 4경기에서 16타수 1안타 무홈런으로 침묵했다. 홈런왕의 부진에 실망한 홈팬들이 야유할 정도였다. 저지는 월드시리즈 진출 실패 뒤 “우리가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팀이 아니라면, 그동안 무엇을 했든 무슨 일이 일어났든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반면 한국 홈런왕인 KT 위즈 박병호는 가을야구에서 이름값을 했다. 준플레이오프(준PO)에서 타율 0.526를 기록했다. 특히 준PO 4차전에서는 5타수 4안타 1타점 1득점으로 최우수선수상(MVP)을 받았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