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봉화군 광산 매몰 사고가 1일로 발생 7일째를 맞았지만 작업자 구조에 앞으로 최소 8일이 추가로 걸린다는 예측이 나오며 업체와 구조 당국의 느슨한 대응에 비난이 커지고 있다.
이날 오전 8시 기준 갱도 내에서 확보해야 하는 남은 구출 진입로는 약 81m다. 경북 봉화소방서는 브리핑에서 “제2수직갱도 2구간 작업은 오후 3시 기준 24m까지 진행됐다”며 “산술적으로 계산할 경우 구조 예정 지점까지 81m가 남아 있고, 하루에 10여m씩 작업하면 앞으로 8일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러 변수가 있어 장담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매몰자 가족들은 “구출 날짜가 사람이 죽어서 나온 이후냐”며 “중대재해에 움직이는 특수구조대와 재난 전문가들이 현장에 와야 한다”고 요구했다.
전날인 31일엔 천공기 1대가 목표 깊이를 15m 지난 땅속 185m 깊이까지 파 내려갔지만 매몰자들이 있을 것으로 생각했던 동공을 찾아내지 못했다. 시추 작업이 애초 예상한 지점이 아닌 잘못된 좌표에서 이뤄졌기 때문이다. 지난달 26일 오후 6시쯤 발생한 광산 매몰사고로 작업자 2명이 지하 190m 수직갱도에 고립된 상태다.
1일 현장에는 갱도 내 구출 진입로 확보 작업에 투입될 쇼벨(굴삭기) 2대와 전동광차 1대 등이 대기했고 드론과 각종 탐지 장비도 준비됐다.
구조 당국은 갱도 내 구출 진입로 확보와 동시에 이들의 생존 신호를 확인하기 위해 ‘구조 예정 지점’으로 추정되는 지표면 위에서 시추 작업을 벌이고 있다. 기존의 지름 76㎜, 98㎜ 천공기 외에 천공기 3대가 이날 더 투입돼 모두 5대가 운영된다.
새로 투입된 천공기 중 1대는 이날 오전 도착해 좌표를 잡았고 지난 29일부터 투입된 98㎜ 천공기는 땅속 144m 깊이까지 파 내려가 목표 지점인 지하 170m를 눈앞에 두고 있다.
구조 당국은 이들이 고립된 지 7일째를 맞았지만 생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업체 관계자들은 “이들이 대피한 것으로 추정되는 공간은 가로·세로 4.5m 규모로 공기가 유입되고 지하수도 사용이 가능한 지역이어서 30일까지도 생존이 가능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들은 “고립 당시 이들이 준비했던 10ℓ 정도의 물과 커피믹스 등도 생존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채굴 업체는 사고 발생 14시간 만에 119에 신고하고, 고립된 작업자 가족에게 사고를 통보해 비난을 받았다. 해당 업체에서는 지난 8월에도 동일한 수갱 다른 지점에서 붕괴 사고로 사상자 2명이 발생했다.
봉화=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