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생산·소비·투자가 일제히 줄어드는 ‘트리플 감소’가 발생했다. 수출이 힘을 못 쓰는 가운데 마이너스(-) 성장을 막아준 소비까지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소비심리는 최근 이태원 참사 영향으로 더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9월 전산업생산지수는 117.0으로 전월 대비 0.6% 감소했다. 전산업생산은 7월(-0.2%) 8월(-0.1%)에 이어 3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을 비롯한 광공업생산이 1.8% 감소했다. 태풍 ‘힌남노’로 인한 침수 피해와 반도체 업황 부진 영향이 컸다. 서비스업생산도 도소매업을 중심으로 0.3% 줄었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도 전월 대비 1.8% 감소했다. 소비는 3월(-0.7%)부터 7월(-0.4%)까지 5개월 연속 감소하다가 8월 반등에 성공했지만, 한 달 만에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설비투자도 반도체 제조설비 등 기계류 투자가 줄며 전월보다 2.4% 감소했다.
앞으로는 소비가 침체의 원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이태원 참사 영향으로 ‘2022 코리아세일페스타’를 비롯한 각종 지역 축제들이 축소되거나 취소되고 있다. 이미 고물가·고금리 현상으로 급속도로 얼어붙고 있는 소비심리가 더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 때도 2분기 뚜렷한 소비 둔화 징후가 나타났었다.
지난 3분기 한국경제를 지탱한 것은 민간소비와 설비투자로 나타났다.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3%였는데, 이 중 민간소비와 설비투자의 기여도는 각각 0.9% 포인트, 0.4% 포인트였다. 다만 향후 소비가 위축되면 4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서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제기된다.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9.2로 0.1포인트 내리며 3개월 연속 하락했다. 기획재정부는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는 가운데 주요국의 금리 인상 기조와 중국 봉쇄 조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으로 향후 경기 흐름의 불확실성이 한층 높아진 상황”이라고 밝혔다.
세종=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